WSJ “세계 경제 ‘나이키형’ 무게…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회복 겪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2일 2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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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가 ‘나이키형’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 시간) 분석했다.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로고처럼 경기가 급격한 저점을 찍은 후 오랫동안 횡보하다 느리게 회복한다는 의미다.

WSJ는 “전문가들이 신속한 경기 회복을 뜻하는 ‘V’자 반등을 기대했지만 이제 나이키형 흐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회복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내년 말 혹은 그 이후까지도 2019년 수준의 경제로 복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도 나이키형 반등을 경험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1%를 기록하고 2022년 이전 혹은 그 이후에도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겨우 회복한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W’자형, 경제가 상당 기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L’자형 전망을 예측한다. 유럽 경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1년 재정위기를 잇따라 겪으며 ‘W’자 형태를 보였다. WSJ는 코로나19 이전에 고착화된 선진국들의 저성장 기조가 빠른 경제 회복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아무리 빨라도 2022년 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요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하고 식당, 영화관, 미용실 등 밀폐 공간 방문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70% 이상이 “봉쇄 완화 이후에도 공공장소를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WSJ는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고 있는 중국의 향후 경제 흐름이 미국과 유럽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활동을 재개한 후 얼핏 중국 경제가 회복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중국 식당의 80%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대부분 코로나19 이전의 50∼70% 규모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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