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죄의식들…사회 민낯 담아낸 ‘인간수업’

뉴스1 입력 2020-05-09 05:55수정 2020-05-0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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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간수업’ © 뉴스1
*극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신작 ‘인간수업’(극본 진한새/ 연출 김진민)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인간수업’은 공개 당일 한국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많이 본 콘텐츠 5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제대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김동희 박주현 정다빈 남윤수 등 젊은 청춘배우들의 열연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또한 최민수 김여진 등의 활약도 돋보이면서 ‘인간수업’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그래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인간수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와 소재다. ‘인간수업’은 고등학생 2학년 오지수(김동희 분)가 돈을 벌기 위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성매매 포주가 된 이야기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같은 반 학생인 민희(정다빈 분)가 청소년 성매매를 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오지수의 범행을 알게 된 배규리(박주현 분)가 함께 공범이 되는 전개까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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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범죄를 다룬다는 점과, 이 범죄가 특히 성범죄라는 점이 부각됐다. 또한 고등학생 2학년 학생이 성매매 포주라는 설정은 이색적이긴 하지만 너무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냐는 반응도 등장했다. 핸드폰을 이용해 성매매 과정이 그려지는 전개는, 최근 ‘n번방’ ‘박사방’ 등 성 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사건들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 상황과 절묘하게 닮아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청소년 성매매 과정이 너무 자세하게 묘사되고, 최근 사회적 문제와 겹쳐진 소재가 모방범죄를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이외에도 범죄자가 주인공이 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감정적 이입이 자칫 범죄 미화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 역시 등장했다.

하지만 ‘인간수업’은 극의 전개에 있어, 청소년들의 범죄를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들이 어떻게 범죄라는 벼랑 끝에 서있게 되었는가를 조명했다. 또한 ‘인간수업’은 매 에피소드 끝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을 알고 계신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버1388 청소년 상담센터 안내 자막을 싣기도 했다. 청소년 범죄를 소재로 하는만큼 좀 더 조심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게 작용한 지점이었다.

인물들의 결말 역시도 ‘인간수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점이다. 범죄에 연루된 인물들은 단 한 명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인지상정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인간수업’은 그렇게 죄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게 되면서도 그 참혹한 결말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여전히 ‘인간수업’에 대한 시선들은 엇갈리고 있다. 쉽게 지나쳤던 청소년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했다는 호평과, 인물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가 묘사되는 것은 범죄자에 서사를 부여하는 격이라는 지적이 공존한다. 이는 ‘인간수업’이 뜨거운 문제작으로 떠올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간수업’은 현대 사회의 민낯을 날 것 그대로 담아낸다. 마지막 엔딩을 서울의 풍경으로 잡아낸 이유도, 아직도 이 사회 속 어딘가에 오지수 배규리와 같은 인물들이 살아 숨 쉴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부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사회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바로 ‘인간수업’이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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