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대구” 단팥빵 6주째 매일 보내는 빵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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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t 918, 아침마다 300개씩 배달… “매출 반토막 힘들어도 계속 응원”

서울 서초구에 있는 베이커리카페 ‘Grit 918’은 3월 1일부터 매일 대구에 단팥빵 300개와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GRIT 918 제공
서울 서초구에 있는 베이커리카페 ‘Grit 918’은 3월 1일부터 매일 대구에 단팥빵 300개와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GRIT 918 제공
“누군가를 돕는 게 아니라, (어려워도) 함께 살아가는 거죠.”

단팥빵이 세상을 바꾸진 못한다. 하지만 세상과 싸울 힘을 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에 매일같이 빵 300개를 보내는 서울의 빵집이 있다. 6주째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 서초구 베이커리카페 ‘Grit 918’은 지난달 1일부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대구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에게 단팥빵 300개를 보내고 있다. ‘Grit 918’의 김경미 대표(48·여)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대구시청에 각각 100개씩 매일 빵을 보내왔다.

김 대표는 “단지 대구를 돕자는 것만 아니라, 우리도 ‘활력’을 되찾고 싶어 빵 보내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터진 뒤 이 빵집 역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30명 정도 되는 직원을 줄여야 할 판이었지만, 김 대표는 발상을 전환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빵도 남고, 손도 비는데 좋은 일에 매진해보자. 직원들 역시 적극 동참했다.

‘Grit 918’은 매일 아침 6시부터 빵을 굽는다. 오전 7시 40분경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수화물센터로 빵을 나르는 일도 직접 한다. 빵이 담긴 박스마다 직접 쓴 ‘대구 힘내세요, 사랑해요’란 쪽지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나섰기에 가능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똘똘 뭉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대구동산병원도 9일 ‘Grit 918’에 감사장을 보내왔다.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지만, 전국에서 보내주신 사랑은 우리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된다”고 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김태언 기자
#코로나19#코로나 기부#grit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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