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갑 이용주 vs 주철현…‘절친 검사’ 숙명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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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3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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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주철현, ‘윤창호법 vs 상포·웅천’ 대결 © News1
이용주-주철현, ‘윤창호법 vs 상포·웅천’ 대결 © News1
4·15 총선 전남 여수갑은 ‘검사들의 결투장’이요, ‘윤창호법 VS 상포·웅천지구’의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과 주철현 전 여수시장을 두고 하는 표현이다.

주철현 전 여수시장이 우여곡절 끝에 더불어민주당 여수갑 국회의원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결투를 벌이게 됐다.

이 의원과 주 전 시장은 여수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고, 검사 출신이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여수고 8년 선배인 주 전 시장은 광주지방검찰청, 대검찰청 강력부장을 지낸 검사장 출신으로 민선 6기 여수시장을 역임했다.

이 의원은 충주지청 부장검사,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서울고검 부장검사, 법무법인 태원 대표변호사로 활동하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4년 전 20대 총선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은 정치 진로를 상의할 만큼 각별한 사이였다.

실제 이 의원이 정치입문 당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서 진로를 주 전 시장과 논의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선 선배인 주 전 시장이 후배인 현역 이 의원에게 도전자로 나서게 됐다.

이 의원의 국회의원 4년은 롤러코스터처럼 순탄하지 않았다. 최순실 청문회에서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17번이나 이어진 호통과 질문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하는 답변을 받아내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택 최다 보유 국회의원과 윤창호법 발의자로 음주단속에 걸려 구설에 오르며 국민적 공분을 사는 등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 전 시장의 정치인생 6년도 녹록지는 않았다. 비록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상포지구 특혜 의혹’은 주 전 시장이 정치인으로 사는 동안 두고두고 가시같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검찰과 경찰의 장기간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주 시장과 관련성이 없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2018년 민선7기 민주당 시장경선, 2019년 당 지역위원장 공모,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 과정 등 정치적 고비 고비마다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4·15 총선은 주 전시장이 상포지구 파고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당락을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총선을 앞둔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은 두 검사가 벌이는 ‘이용주의 윤창호법’과 ‘주철현의 상포지구’의 대결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20일 여수갑 민주당 공천 확정이 발표되던 날 주 전 시장을 향해 “주철현 전 시장 시절 불거진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인해 여수시의 명예가 실추되어선 안된다”며 “상포·웅천지구 특혜의혹 관련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4·15총선은 상포·웅천지구라는 선전 포고를 한 셈이다. 이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총선은 저의 4년 평가와 상포·웅천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주 전 시장은 정공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출사표에서 밝혔듯이 문재인정부 성공과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 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 운동으로 여수의 대표 일꾼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여수는 선거 때마다 선거혼탁지수가 전남에서 가장 높게 나오는 지역이란 점에서 공작정치와 클린정치 대결 구도, 정직한 후보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출신의 이용주, 주철현 두 정치인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큰 산은 여수 지역사회에 만연돼 있는 검사 출신에 대한 피로감이다.

실제 두 사람은 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검사 기질을 제대로 보여준 정치인들이다.

주 전 시장은 시장 재임시절 검사 특유의 카리스마로 저돌적인 추진력을 선보였지만 독선적인 리더십 때문에 ‘불통시장’이란 오명을 쓰면서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선은 됐지만 탈법·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고, 여수갑은 전남지역 최대 불법선거운동지역으로 꼽힐 만큼 혼탁한 선거구로 평가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각종 여론조사에선 주철현 전 시장이 앞서고 있지만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여수지역 정가 관계자는 “4·15 총선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도 관심사지만 이용주, 주철현 두 사람이 쏟아내는 말과 선거전술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며 “검사의 나쁜 이미지를 털어내고 낭만이 묻어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21대 총선 여수갑은 민주당 주철현, 무소속 이용주, 정의당 김진수,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승호 후보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여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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