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돌연 철수한 모란봉악단, 이번에 中 순회공연 추진…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1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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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달간 베이징 상하이 충칭 청두 광저우 선전 등 11곳 순회공연
시진핑 관람 가능성 … 김정은도 방중하나
2015년 12월 베이징 공연 돌연 철수한 다음 달 북 핵실험으로 북-중 관계 최악

모란봉악단. 조선중앙TV 캡처
모란봉악단. 조선중앙TV 캡처
‘북한판 걸그룹’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이 12월 한 달 동안 중국 전역 순회공연을 처음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란봉 악단은 4년 전인 2015년 12월 베이징(北京) 공연 직전 돌연 공연을 취소하고 중국 측의 만류에도 북한으로 전격 철수했다. 이후 1개월 만인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북-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모란봉악단의 순회공연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관계가 완전히 회복됐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란봉악단을 초청한 중국국제문화전파센터와 함께 공연을 준비 중인 광저우칭쓰웨이(廣州經思緯)문화창의유한공사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모란봉악단이 12월 3일 베이징 공연을 시작으로 25일 창사 공연까지 11개 도시에서 순회공연 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밝힌 공연 도시는 상하이(5일) 우한(7일) 충칭(9일) 청두(11일) 광저우(14일) 선전(16일) 샨터우(18일) 주하이(20일) 등이다.

이 업체는 “80명 규모의 악단이 12월 2일 베이징에 도착해 그달 27일 평양으로 돌아간다”는 구체적인 동선까지 공개했다. 또 “국가지도자와 각 성(省), 시 지도자들이 참석할 것”이라며 “전체 관중이 1만 명 이상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국제문화전파센터는 중국 국무원 승인으로 설립된 중국의 대외 문화교류 기관이다.

올해 1월 북한 예술단의 베이징 공연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관람한 만큼 이번에도 베이징 공연 때 시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관람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 주석과 북-중 밀착을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방중설이 나온 바 있다.

광저우칭쓰웨이 관계자는 “이번 순회공연은 온라인 티켓사이트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표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 인사들의 자세한 방중 동선이 사전에 공개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 업체를 통해 모란봉 악단의 순회공연 일정이 자세히 공개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업체는 공연 홍보계획을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버스 등 옥외 광고 계획을 공개하고 협력업체를 모집한다고도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모란봉악단 공연 자체는 확정됐으나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모란봉악단이 12월 순회공연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공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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