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드 윤홍조 대표, ‘父 미투 대응 전략’ 문건 논란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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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5일 1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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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조 대표 사퇴문. 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윤홍조 대표 사퇴문. 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위안부 피해자 돕기에 앞장서 온 사회적기업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이사가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이 논란이 되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표는 지난 2일 마리몬드 홈페이지에 사퇴문을 게재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업무와 관련된 인수인계를 마친 뒤 모든 경영에서 물러나고,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1일 트위터 등을 통해 마리몬드의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문건에는 ‘미투 이슈 이후 떠난 고객군’에 대해 ‘가치에 공감하기보다는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리몬드를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라고 표현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2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윤호진 뮤지컬 연출가의 아들로, 당시 일각에서는 윤호진 연출가의 아들인 윤 대표가 운영하는 마리몬드를 불매하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문서가 공개된 후 소비자 비하라는 비판이 일었고, 이에 윤 대표는 2일 “제가 다시 읽어보아도 고객들께 상처를 주는 문장임에 분명하다”며 “이런 식의 문장을 사용하였던 것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상처를 입으신 모든 고객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윤 대표의 사과에도 부정적 여론이 계속됐고, 윤 대표는 결국 사퇴의 뜻을 밝혔다.

윤 대표는 “작년, 저의 가족과 관계된 미투 이슈가 마리몬드의 고객 이탈 및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미투 이슈는 마리몬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던 사건이 아니었으며, 저의 가족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대표였던 저는 마리몬드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음에 회사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조급함과 책임감이 컸다”고 했다.

이어 “회사의 회생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일부 고객만 이탈하였다’라는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보여주기 식으로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었고,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 고객 군으로 타겟을 확장하겠다’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리몬드와 함께 신념을 표현해 주시던 모든 고객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하셨던 것이 절대 아니며, 어떤 이슈에 쉽게 휩쓸리며 행동하는 분들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저희의 소중한 고객분들의 진심을 왜곡시킨 잘못된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진정성을 가지고 근무하시는 마리몬드 직원분들, 연대하고 있는 단체들, 그리고 무엇보다 마리몬드를 지난 7년 동안 키워주시고 이끌어 주셨던 소중한 고객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며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마리몬드의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할 분을 대표로 모시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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