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도난당한 ‘보물’ 돌아와

유원모 기자 , 김소영 기자 입력 2019-05-30 03:00수정 2019-05-30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존 最古 만국전도-숭례문 목판 등 도난 문화재 123점 극적 회수
절도범, 식당 벽지틈 등에 숨겨
문화재 범죄, 사실상 공소시효 없어
문화재청 사범단속반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공조 수사 끝에 25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 문화재청 제공
25년간 절도범의 손에 넘어가 행방이 묘연했던 ‘보물’이 돌아왔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 수사 끝에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萬國全圖)’를 비롯해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 목판 등 도난문화재 123점을 회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만국전도와 고서적 116책을 훔친 A 씨(50)와 숭례문 현판과 후적벽부 목판 등 6점을 구입해 숨긴 B 씨(70)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만국전도는 1661년 여필(汝弼) 박정설(1612∼?)이 채색 필사한 세계지도다.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식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가로세로 133×71.5cm 크기로, 이탈리아 출신 선교사 알레니(1582∼1649)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인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확대해 필사했다. 함양 박씨 정랑공파 문중에서 보관해오다 전적류 필사본 116책과 함께 1994년경 도난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문화재들을 지난해 8월 입수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벽지 안쪽에 만국전도를, 고서적은 집 안에 숨겨 왔다.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과 경찰은 A 씨의 식당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해당 문화재를 회수했다.

주요기사
B 씨는 2008년 10월 전남 담양 양녕대군 후손 문중에서 도난당한 ‘숭례문(崇禮門)’ 목판 2점과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4점을 2013년경 구입한 뒤 자신의 비닐하우스에 보관한 혐의다. 국보 제1호인 숭례문에 걸린 목판은 양녕대군의 친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회수한 숭례문 목판은 양녕대군을 모신 사당인 서울 동작구 지덕사(至德祠)에 있던 목판을 모본으로 삼아 1827년에 다시 새겼다고 전한다. 지금은 지덕사에 숭례문 목판이 없고 탁본만 남아 있어 현존하는 유일의 숭례문 목판본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문화재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2007년부터 ‘선의취득 배제 조항’이 신설돼 실질적으로 공소시효가 없다”며 “앞으로도 경찰과의 공조를 강화해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김소영 기자
#만국전도#숭례문 목판#문화재 회수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