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들의 반란… 통제력 잃은 메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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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표결 장차관 12명 기권
뉴턴 차관은 찬성표 던지고 사임… 영구적 노딜 방지안 통과로 굴욕
사퇴 압박 메이, 강경파에 최후통첩… “합의안 통과 안되면 브렉시트 무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각과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잇달아 보이고 있다. 현지 BBC 등에 따르면 12일 메이 총리가 의회에 제출한 2차 브렉시트 합의안이 149표의 큰 차이로 부결된 데 이어 13일 ‘노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투표에서 메이 총리의 뜻에 반발하는 투표가 나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회는 29일 노딜 브렉시트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해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먼과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하원은 어떤 경우에도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이 수정안은 찬성 312표, 반대 308표의 4표 차로 덜컥 통과됐다.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 구속력은 지닌다.

자연스럽게 메이 총리의 결의안은 두 의원의 수정안에 영향을 받아 ‘어떤 상황에서도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결의안 내용이 바뀌자 마땅치 않아 했고 자유 투표 방침을 바꿔 자신의 결의안에 반대하라고 내각과 보수당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수정안은 찬성 321표, 반대 278표로 통과됐다.

실제 보수당 의원 17명이 메이 총리의 ‘반대투표’ 방침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졌으며 29명은 아예 기권했다.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과 앰버 러드 고용연금장관 등 장관 4명을 비롯해 장차관 12명이 기권했다. 세라 뉴턴 청소년담당차관은 찬성표를 던지며 아예 직을 사임했다. 뉴턴 차관은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메이 총리와의 이견으로 사퇴한 15번째 장차관이다.

영국 언론들은 ‘또 다른 굴욕적 패배’(데일리미러) ‘장관들의 반란에 통제력 잃은 메이’(데일리메일) 등의 기사 제목으로 메이 총리의 흔들리는 리더십을 지적했다. 사퇴 압박마저 받는 메이 총리는 보수당 강경파들을 향해 최후통첩을 던졌다.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21일 전날(20일)까지 하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되면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연기하고, 그때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이보다 오래 연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선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14일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영국이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며 브렉시트가 무한정 늦춰질 수 있고 아예 물 건너 갈 수도 있다”며 강경파들을 압박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메이#브렉시트#뉴턴 차관#노딜 방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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