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法도 통과됐는데…” 음주운전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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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맞아 음주운전 잇달아 적발… 처벌강화 경고에도 시민의식 제자리
부산경찰청 “내년 1월까지 특별단속”

11월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해변도로에서 박운대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오른쪽)과 고 윤창호 씨 친구들이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11월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해변도로에서 박운대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오른쪽)과 고 윤창호 씨 친구들이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A 씨(53)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 반경 부산 서구 부산터널 근처에서 만취 상태에서 14t 트럭을 운전하다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주한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주변 도주로를 차단했다. 이어 동구 허치슨터미널 정문에서 A 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4%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조사 결과 그는 사고 뒤 5km가량을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술에 취해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B 씨(47·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B 씨는 2일 오전 1시 17분경 기장군 정관읍 두명터널에서 연제구 연산동 연산교차로까지 23km가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 씨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지그재그로 운전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B 씨는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무려 3차례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말연시를 맞아 최근 부산에서 음주운전이 잇따르면서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을 만드는 계기가 된 곳인데도 시민 의식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4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11월 적발된 음주운전은 모두 8964건이다. 이 중 700건이 사고로 이어져 8명이 숨지고 1168명이 다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는 670건, 2016년은 739건이었다.

부산경찰청은 연말연시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내년 1월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부산 전역에서 주야간과 심야를 불문하고 상시로 이뤄진다. 특히 유흥가 밀집 장소인 해운대와 서면에서는 경찰력을 집중 투입해 그물망식 단속을 벌인다. 교통경찰과 기동대 2개 중대, 경찰오토바이 12대 등 105명을 투입한다.

음주운전은 여전하지만 다행히 ‘윤창호법’ 제정을 계기로 시민들의 경각심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 의심 차량 신고 건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차량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게 수상하다는 등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시민 신고로 적발된 사례가 지난달 무려 49건으로 집계됐다. 보통 이런 시민 신고는 월평균 5건 정도였는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음식점과 주점이 밀집된 지역에 위치한 부산진경찰서(12건), 사하서(7건), 해운대서(5건) 등에서 신고가 집중됐다. 경찰은 “고 윤창호 씨 사건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윤창호법’ 제정에 앞장섰던 고인의 친구들은 음주운전 전력자의 음주운전 습관 치료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법률 개정안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로 매우 높다. 이에 동종 범죄자의 재범률 감소를 위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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