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겸직 위반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 해임 처분 정당”

교수로 재직하는 기간 부인이 운영하는 민간연구소 이사직을 겸임한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황상민(56)씨에게 해임을 통보한 학교 측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황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낸 소청심사청구 기각결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황씨의 성실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비위들의 정도가 무겁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징계양정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인정했다.

소청심사는 징계처분이나 휴직, 면직처분 등을 받은 공무원이 이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심사를 통해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황씨는 자신이 신청한 소청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연세대는 황씨에 대해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의무, 교원인사규정상 외부겸직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등의 이유로 2016년 1월18일 해임 의결을 했다. 이후 황씨에게는 2월29일자로 해임한다는 통지를 보냈다.

연세대는 황씨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시절인 2004~2010년 총장의 허가 없이 부인이 대표이사인 민간연구소의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조사했다. 또 대표이사로 등기된 부인이 유학 중이던 기간에는 사실상 대표로 재임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학교 측은 황씨가 연세대 교수 지위와 민간연구소 연구책임자를 겸직하면서 다수의 연구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황씨가 11년간 수업이 있는 월요일에만 학교에 출근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연구소로 출근,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지도, 연구에 소홀했던 것으로 봤다.

황씨는 학교 측의 해임 조치에 반발해 2016년 2월19일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황씨의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 위반의 경위와 정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처분상 해임은 징계기준 범위 내에 있고, 비위의 정도도 무겁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도 “우리 헌법에서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교원지위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헌법상 기본권이라 하더라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법률로써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는 것”이라며 “황씨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 의무, 영리 업무 및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1심을 유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