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 “영어 망쳤다면 등급 따라 가산-감산하는 대학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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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별 정시 지원 전략 세우기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6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다음 달 5일까지 앞으로 2주간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에 의존해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6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다음 달 5일까지 앞으로 2주간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에 의존해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올해 수험생들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대학 입시를 치르고 있다. 보통 수험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가채점 결과로 수시 전형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정하고 정시 입시 전략을 짜왔다. 하지만 올해 ‘역대급 불수능’으로 예전처럼 가채점 결과만으로는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수능 성적 발표 전 지원 전략을 입시 전문가인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에게 물었다.

Q.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 고민이다.

A. 수시 전형에서 합격하면 정시 전형에서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선 정시에서 자신의 성적으로 합격이 가능한 대학을 추릴 때 가채점 총점이 아닌 대학별 맞춤 점수를 활용해야 한다. 대학마다 반영하는 수능 영역이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입시업체들은 단순 총점만 발표하기 때문에 입시업체 자료만으로 실제 합격 여부를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 만약 정시에서 무난하게 합격 가능한 대학이 수시 지원 대학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학이라면 대학별 고사를 포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반대로 안정적인 합격권이 아니라면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게 좋다.

Q. 문과생인데 국어보다 수학을 더 잘 본 것 같다.

A. 수학을 국어보다 더 많이 반영하는 대학 또는 학과를 찾아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서강대가 대표적이다. 서강대는 국어 34.4%, 수학 46.9%를 반영한다. 서울대 인문계열의 국어와 수학 반영 비율은 각각 33.3%, 40%다. 이 밖에 △건국대 인문Ⅱ(국어 25%, 수학 30%) △경희대 사회계열(국어 25%, 수학 35%) △단국대 국제경영학과·상경대학·응용통계학과(국어 25%, 수학 35%) △숭실대 경상계열(국어 25%, 수학 35%) △아주대 경영대학(국어 25%, 수학 40%) 등이 있다.

Q. 이과생인데 수학을 망쳤다.

A. 이과 학생이 수학 점수가 낮다면 정시에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자연계열에서 수학보다 국어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나 학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불리함을 줄이려면 가톨릭대 자연계열, 이화여대 자연계열처럼 국어와 수학 반영 비율이 같은 곳에 주목해야 한다. 단국대 건축학과는 국어 35%, 수학 25%로 드물게 국어 반영 비율이 수학보다 높다. 한성대는 국어와 수학 중 높은 영역을 40%, 낮은 영역을 20% 반영하기 때문에 낮은 수학 성적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Q. 영어가 지난해보다 어려워 등급이 낮게 나왔다.

A. 절대평가인 영어는 대학마다 성적 반영 방식이 크게 다르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다수 대학은 영역별 가중치와 반영 비율에 따라 영어 성적을 반영한다.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처럼 영어 등급에 따라 가산점을 주거나 고려대 서울대처럼 감산하는 대학도 있다. 영어 등급이 낮다면 영어 등급에 따라 가산 혹은 감산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대체로 영역별 비율로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보다 가산, 감산하는 대학의 영어 등급 간 점수 차가 작기 때문이다. 다만 등급이 하위권으로 내려갈수록 등급 간 점수 차가 커지기 때문에 영어 등급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친다면 점수 차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서울교대, 고신대 의예과는 영어 등급을 최저기준으로만 활용한다.

Q. 문과생인데 취업이 잘되는 이과로 교차지원할까 고민 중이다.

A. 주요 대학 대다수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하고 있어 교차 지원이 불가능하다. 일부 융합 학문을 다루는 학과나 중하위권 자연계열 학과에서 인문계열 학생의 교차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지원에 앞서 교차 지원이 가능한 대학이나 학과는 다른 자연계열 학과보다 경쟁률이 높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교차 지원한 문과생뿐만 아니라 수학 ‘가’형보다 쉬운 ‘나’형에 응시한 이과생까지 몰리기 때문이다. 교차 지원을 허용하되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를 응시한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곳도 있다. 광운대 정보융합학부(다군)는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 국민대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에 응시하면 가산점을 준다. 문과생 대다수는 수학 ‘나’형과 사회탐구를 응시하기 때문에 가산점을 못 받는다. 이런 가산점까지 고려해 자신의 성적으로 합격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입시 전략#정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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