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LPGA-KLPGA 팽팽한 신경전 “사진 같이 찍지 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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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챔피언스트로피’ 자존심 대결
팀 바꿔 출전한 LPGA 박성현 “작년 내준 트로피 ‘닥공’ 탈환”
3년째 뛰는 KLPGA 이정은 “올해는 반드시 승리 주역으로”



“그래도 우리 둘은 같이 찍어야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박성현(왼쪽)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이정은이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23일 개막하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21일 불국사에서 진행된 포토콜에 참여했다. LPGA와 KLPGA로 팀이 엇갈려 사진 촬영을 꺼렸던 두 선수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활약을 기원하며 카메라 앞에 나섰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래도 우리 둘은 같이 찍어야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박성현(왼쪽)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이정은이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23일 개막하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21일 불국사에서 진행된 포토콜에 참여했다. LPGA와 KLPGA로 팀이 엇갈려 사진 촬영을 꺼렸던 두 선수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활약을 기원하며 카메라 앞에 나섰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늦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불국사로 향하는 그들은 수학여행 온 여고생처럼 보였다. 언덕길을 오르며 서로 팔짱을 끼고 수다를 떨었다. 다보탑과 석가탑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셀카도 찍었다. 23일부터 천년 고찰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리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스타들이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빨간색 단체 티셔츠 차림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표 선수 13명과 검은색 상의를 입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코리아군단 12명(전인지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은 단 한 명도 다른 팀 선수와는 같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결전을 앞두고 마치 상대와는 섞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듯 보였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팀 LPGA와 팀 KLPGA는 필승을 다짐하며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불국사에서 포토콜 행사를 갖는 팀 LPGA 선수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불국사에서 포토콜 행사를 갖는 팀 LPGA 선수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불국사에서 포토콜 행사를 갖는 팀 LPGA 선수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불국사에서 포토콜 행사를 갖는 팀 LPGA 선수들.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회 대회 때 팀 KLPGA로 2승 1무를 기록한 박성현은 이번엔 팀 LPGA로 나섰다. 시즌 3승으로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과 공동 다승왕에 오른 그는 “3년 만에 다시 나왔는데 팀을 바꿔 기분이 묘하다. 모처럼 동료들을 만나 반갑지만 지난해 내준 우승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홀마다 승패를 가리는 매치플레이 방식이라 장타를 앞세운 박성현의 ‘닥공’ 스타일이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현은 첫날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에서 6번째 마지막 주자로 리디아 고와 짝을 이뤄 김아림-김지현2와 맞붙는다. 박성현은 LPGA투어에서 평균 269.8야드를 기록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전체 6위이자 한국 선수 1위다. 김아림은 KLPGA 장타 1위(259야드). 폭발적인 드라이버로 파워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도 박성현은 14번홀(파5)에서 가볍게 두 번째 샷을 핀 옆에 붙였다.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팀 KLPGA 선수들이 불국사 다보탑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팀 KLPGA 선수들이 불국사 다보탑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박성현은 “김아림 프로와는 드림(2부)투어에서 쳐본 일이 있다. 이번 주에는 거리 좀 내 보겠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언니보다 덜 나갈 것 같은데 이 악물고 열심히 치겠다”고 맞섰다.

KLPGA투어에서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에 오른 이정은은 “3년째 출전인데 그동안 긴장했던지 팀에 도움을 별로 못 줬다. 올해는 승리를 안겨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은의 통산 전적은 1승 1무 3패.

이정은은 올해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를 수석으로 합격했다. 내년 미국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그는 “박인비 언니를 비롯해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고 싶다. (내년에 팀 LPGA로 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박성현은 “내년에 정은이와 같이 뛸 것 같다. 미국 와서 후회할 일은 없어 보인다. 나는 진출 첫해에 향수 때문에 고생했는데 정은이도 그럴 수 있지만 잘 극복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교포 선수 리디아 고, 이민지, 대니얼 강 등은 “초청을 해준 (박)인비 언니에게 고맙다. 평소 접하기 힘든 팀플레이인 만큼 호흡을 잘 맞춰 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 팀 주장은 유소연(팀 LPGA)과 이승현(팀 KLPGA)이 맡았다. 유소연은 친언니처럼 가까운 대회 호스트 박인비와 함께 최혜진-오지현과 맞붙는데 첫날 빅카드로 꼽힌다.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첫 날 6경기 대진표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첫 날 6경기 대진표
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lpga#klpga#박성현#이정은#여자프로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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