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제2의 도약 꿈꾸는 ‘화장품 강소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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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튜링겐코리아

28일 대구 동구 율암동 튜링겐코리아 신제품 연구실에서 강연자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이 화장품 원료를 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28일 대구 동구 율암동 튜링겐코리아 신제품 연구실에서 강연자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이 화장품 원료를 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28일 대구 동구 율암동 혁신도시 내 의료R&D지구 입구. 종합 화장품 기업 ㈜튜링겐코리아 본사에 들어서자 건물 외벽에 자체 브랜드인 ‘VANT36.5’가 적힌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 브랜드는 네덜란드의 물리화학자 야코뷔스 헨드리퀴스 반트 호프 박사(1852∼1911)의 이름을 응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호프 박사는 삼투압의 원리를 이론으로 정립한 공로로 제1회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삼투는 반투과성 막을 경계로 양쪽에 농도가 다른 용액이 있을 때 저농도 용액이 고농도 용액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이때 용매가 이동하려는 힘이 삼투압이다. 호프 박사는 삼투압이 용매와 용질의 종류와 상관없이 용액의 농도와 절대 온도에 비례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강연자 튜링겐코리아 대표(53·여)는 “호프의 이론을 바탕으로 화장품의 흡수는 피부의 최적 온도인 36.5도와 유효 성분의 최적 농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착안해 명칭을 만든 브랜드”라며 “피부 침투가 빨라 365일 매일 바르는 화장품이라는 이름값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튜링겐코리아는 2000년 우리코스메틱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2004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 제품도 다양하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중소 화장품 기업이 경쟁력 있는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박종국 상무는 “OEM과 ODM만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법인 설립 당시부터 브랜드 개발에 힘을 쏟은 성과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 중인 브랜드는 VANT36.5와 알덴테, TRG 등 8개다. 기초 화장품과 파운데이션, 쿠션, 팩트 등 제품 200여 종을 선보였다.

VANT36.5는 10, 20대 젊은층, 기능성을 강화한 알덴테는 30∼50대, 전문가용인 TRG는 피부 관리실이나 병원을 주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한다. 7개 업체와 협력하는 OEM과 ODM 제품은 30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2010년 처음 선보인 VANT36.5는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수분감과 커버력 등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다. 제품은 인터넷과 일반 매장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주력 상품인 CC쿠션은 최근까지 200만 개를 판매하는 결실을 맺었다.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중국 시장에 보따리상이 팔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2016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 104억 원을 달성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연구개발 분야에 힘을 쏟은 결과다. 전체 직원 34명 중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연구 전문 인력이다. 매년 매출액의 10% 정도를 꾸준히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천연성분 등 원료를 엄선하고 세밀한 실험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이 회사의 장점이다.

튜링겐코리아는 올해 4월 경북 청도에서 대구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내 화장품 판매에 꼭 필요한 위생허가(CFDA)도 최근 17건을 확보했다.

강 대표는 “우수한 기술과 개발 능력, 완벽한 품질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신뢰를 받을 것”이라며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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