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비핵화, 연내 되돌릴수 없는 진도 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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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사진)이 7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대해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연내 종전선언 채택을 위한 전략 추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대통령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신뢰 구축의 실질적 단계로서 정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의 진도’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인 비핵화(CVID)’의 불가역적이라는 표현과 맞닿아 있다. 현재는 북한이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핵·미사일 발사 중단 상태이지만, 핵시설 신고 이상의 조치로 올해 안에 실질적인 핵 폐기 단계로 넘어가도록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얘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해당한다면 되돌아갈 수 없는 정도의 비핵화가 완전한 비핵화 부분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에 들어가기 위해선 종전선언 채택이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북한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이 관련국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도 이런 우리의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남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당초 청와대의 구상이 무산되면서, 연내 종전선언을 위해선 9, 10월 어느 정도 진도를 내느냐가 관건이 된 상황. 청와대는 일단 9월은 북한과 미국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비핵화 협상을 조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18∼20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시설 신고 등 비핵화 입구로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조율한 뒤 유엔총회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미가 절충점을 찾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10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종전선언을 채택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소식통은 “10월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이달 남북,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봐야 한다”며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이면 좋지만 일단 연내 목표를 달성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18일 남북 정상회담의 공식표어를 ‘평화, 새로운 미래’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반도의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남북이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국민의 염원을 슬로건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동행도 검토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철도·도로 연결을 비롯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을 위한 남북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을 비롯해 개성공단 기업인 대표와 대북사업에 관여해온 대기업들이 사절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 정부#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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