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공포’, 강력 범죄율 일반인의 10배? 실상 확인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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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9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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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조현병 공포’…신경정신의학회 “조현병 환자 강력범죄율 0.04%”
또 불거진 ‘조현병 공포’…신경정신의학회 “조현병 환자 강력범죄율 0.04%”
조현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북 영양에서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는 40대 남성이 경찰관을 살해하고 광주에서 살인 전과가 있는 40대 남성이 치료 중 폐쇄 병동을 탈출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진 영향이다.

조현병은 9일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조현병은 ‘강남역 살인사건’때 가장 크게 부각됐다. 애초 여성 혐오 범죄로 추정됐으나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로 밝혀진 것.

이후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 소식에 공포가 커졌다.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던 조현병 환자는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폭력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현병의 대표 증상인 ‘피해망상’이 심해지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기간이 길어지면 보호자나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유 없는 분노감이 쌓이고 ‘액팅아웃(급성 증상 발현)’ 때 자해·타해 행동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우려와 달리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율은 높지 않다는 설명.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율이 일반인의 7∼10배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통계 해석의 오류다. 대검에 따르면 2015년 전체 범죄자 202만731명 중 강력범죄자(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는 3만5139명(1.7%)이었고 전체 정신질환 범죄자 7008명 중 강력범죄자는 781명(11.1%)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범죄자 수로 환산하면 전체 평균은 68.2명인 반면 전체 정신질환자(231만8820명 추산) 대비 강력범죄자는 33.7명으로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수원시 통합정신건강센터 설치와 관련해 지역 갈등이 심화되자 낸 성명을 통해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로 인해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는 일반인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연간 약 20만 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약 1000건의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은 강남역 살인사건과 방배역 초등생 인질사건 등 사건 사고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력범죄 중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율은 0.04%이며,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범죄 가능성은 일반인의 강력범죄 가능성보다 현저하게 낮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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