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잔류 농약검사 국내 최고… 생명과학 정밀분석 분야 세계시장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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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분석기술과 미래

22일 경북 김천시 감문면 ㈜분석기술과 미래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토마토에 있는 농약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2일 경북 김천시 감문면 ㈜분석기술과 미래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토마토에 있는 농약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1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도입한다. 현재 사용금지 농약을 규제하는 방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분 항목을 만들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농작물 잔류 허용 기준이 없는 농약은 일률적인 기준(0.01ppm/kg)을 적용한다. 예전에는 비슷한 작물이 있으면 그 기준을 적용해 유통,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농작물에서 미등록 농약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출하하지 못하고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PLS는 안전한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 도입한다. 하지만 국내 농가뿐 아니라 수입업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느타리버섯이나 조 등 일부 작물은 수십 가지의 병충해가 있지만 관련 농약은 많지 않다. 다른 작물에 쓰는 농약을 함부로 쓰면 유통이 불가능하다. 바뀐 기준을 모르고 농사를 짓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농가들이 소(小)면적에서 재배하는 작물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등록 농약이 많지 않다. 항공 방제나 이웃 농가가 사용한 농약으로 인한 피해도 예상된다. 올해 생산한 농작물이 내년에 유통될 때 새 기준을 적용받아 출하를 못할 수 있다. 수입업체는 싼 농작물을 사왔다가 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 후진국일수록 농약 기준이 모호하거나 없기 때문이다.

대구 북구에 본사가 있는 ㈜분석기술과 미래는 최근 농촌진흥청의 우수시험 연구기관(GLP)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잔류 농약 검사와 분석법을 연구하고 있다. GLP 선정에 따라 앞으로 이곳에서 발급받는 시험 성적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다.

경북 김천시 감문면에 있는 중앙연구소는 산과 들에 둘러싸여 최적의 연구 환경을 갖췄다. 이근식 부사장은 “내년 PLS 전면 시행에 따라 농약 관련 업체와 농민들의 시험 문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신 장비를 갖춰서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모든 직원이 시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여건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기술과 미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국제 기준을 적용한 새로운 분석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학술 연구 기반을 늘려 다른 기관의 종사자가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할 방침이다.

2012년 1월 출발한 분석기술과 미래는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2012년 경북대 친환경인증센터와 맺은 업무협약(MOU), 2013년 순천향대와 체결한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협력 등을 통해 연구 네트워크를 넓혔다. 2014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고 같은 해 경북대 테크노파크의 스타기업에 선정됐다. 2015년에는 중소기업융합대전에서 기술융합사업화 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분석기술과 미래는 농약 등록 시험과 작물 및 토양, 수중에 남아 있는 농약 잔류성 시험 분야에서 친환경 농산물의 안전성 검사로 역량을 넓혔다. 농약 노출량 산정 시험이나 농산물과 식품 유해물질의 잔류량 조사 분석 같은 국가 연구개발 과제도 맡고 있다. 박종우 분석본부장은 “유기독성 물질을 극미량까지 분석할 수 있는 초정밀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시료에서의 잔류 분석이 가능하고 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분석기술과 미래는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생명과학 정밀분석 분야의 최고 기술을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향후 농업의 미래인 바이오산업 개척도 구상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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