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떤 비용 치르더라도 최대한의 대북 제재-압박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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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美언론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전(현지 시간) 김정은의 중국 방문 뒤 처음으로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리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감스럽게도 최대한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중국에 제재 수위를 낮추지 말도록 간접적인 경고를 보낸 것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중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수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중국이 그것들을 회피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느슨히 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金, 나 만나길 고대한다 해” 트윗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현지 시간) 트윗 내용. 그는 “어젯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김정은이 나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전까지 최대 제재와 압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金, 나 만나길 고대한다 해” 트윗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현지 시간) 트윗 내용. 그는 “어젯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김정은이 나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전까지 최대 제재와 압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지난 수년간, 그리고 많은 정부를 거치는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아주 조그만 가능성조차 없다고 모든 이가 말했다. 그러나 이제 김정은이 자기 인민과 인류를 위해 바른 일을 할 호기를 맞았다. 우리 만남을 기대하시라”라고 덧붙였다. 이는 김정은의 통치력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김정은의 중국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셈법은 훨씬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파격적인 북-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을 연결하는 메신저로 나섰다. 한국의 대북특사가 백악관을 직접 찾아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정상회담 의향 등의 방북 성과를 브리핑한 것처럼 이번엔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알리면서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로 명함을 내밀고 나선 것이다.

○ 美, ‘비핵화 향한 최대한의 압박’ 약화 우려

백악관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최대한의 압박작전이 북한과의 적절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면서 제재 완화나 추가 제재 무력화에 나설 경우 최대한 압박작전의 전열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관측을 쏟아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뉴욕타임스(NYT)에 “김정은은 (중국과의 연대를 통해) 비핵화 협상에서 일부 양보를 하는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기껏해야 잔디를 깎는 수준에 그칠 것이며 (핵 프로그램의) 뿌리를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북-중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이나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 등의 비핵화 로드맵을 들고 나올 경우 미국이 허를 찔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예정된 대화에 앞서 ‘중국이 북한 편으로 돌아온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제재를 약화시키고 더 나아가 미국의 군사 행동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데 북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불리함 느낀 김정은의 시진핑 끌어안기” 분석

전문가들은 한반도 대화 무드에서 소외되다시피 한 중국이 존재감을 다시 과시하기 위해 북한을 세게 끌어당긴 결과물이 이번 북-중 정상 간의 만남이라고 해석한다.

스콧 스나이더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은 (최근의 한반도 대화 무드에서) 약간 밀려나 있었다”며 “중국이 영향력을 다시금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김정은의 방중은 북한에 대한 어떤 해결책도 중국의 승인 없이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초강경 매파’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을 잇달아 차지하면서 미국의 기세에 휘말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김 위원장이 전통의 우군을 찾아 깜짝 방중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많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선임연구원은 WSJ에 “북-미 대화가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김정은으로선 중국이 자기편이라는 걸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
#트럼프#대북제재#김정은#북한#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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