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만3000명이 즐긴 축제… 올림픽만큼 뜨거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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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국 567명 참가 새 기록 쓰고 입장권도 34만5001장 역대 최다
장애등급 평가시스템 공정성 확보
한국 금1-동2 공동16위 최고성적


전기기사로 일하다 고압전기 감전으로 양팔을 잃은 석창우 화백이 그린 수묵크로키가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설치된 미끄럼틀에 내걸렸다. 교통사고로 몸 한쪽에 마비가 와 한 손으로 대금을 연주하는 박니나의 가락에 맞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을 전수받은 양길순 씨가 선보였다. 양 씨가 쥔 흰색 천이 바닥에 떨어지자 성화대의 불꽃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열정과 인간 승리의 드라마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의 성화가 꺼지는 순간이었다.

불꽃은 사라졌지만 축제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배희관밴드와 가수 에일리가 함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자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행복,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문화 공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알리는 듯했다. 그렇게 전 세계인은 4년 뒤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을 기약했다.

“하나 된 열정으로 새 지평을 열었다”는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의 말처럼 18일 막을 내린 평창 겨울패럴림픽은 패럴림픽의 새 지평을 연 대회였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겨울패럴림픽 역사상 최대 참가, 최고 흥행이라는 두 토끼를 함께 잡았다.

이번 대회 총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참가하면서 4년 전 소치 겨울패럴림픽의 최다 참가 기록(45개국 547명)을 넘어섰다. 금메달도 소치 때보다 8개 많은 80개가 걸렸다. 흥행 기록도 다시 썼다. 18일 오후 2시 기준 입장권은 판매 목표(22만100장)를 뛰어넘는 34만5001장을 판매해 판매율 157%를 기록했다. 2010년 밴쿠버(21만 장)는 물론이고 소치(20만 장) 패럴림픽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입장권 판매 수익 역시 목표 금액(42억 원)을 넘어선 69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대회 기간에는 총 74만2642명의 관람객이 경기장 및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 올림픽파크를 찾았다. 패럴림픽 개회식 다음 날인 10일에만 9만9133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설날 당일(지난달 16일) 관람객 수(10만7961명)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패럴림픽 직전 조정되던 등급 분류로 인한 선수들의 혼란과 피해, 특정 국가 특혜 의혹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사전 국제대회에서 부여한 등급을 패럴림픽에서 적용했다.

패럴림픽 최초로 종목별 금메달리스트 125명의 핸드프린팅을 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5180명을 비롯해 조직위, 대회 보안인력 등 2만7000여 명이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 북한은 겨울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에 마유철(27), 김정현(18)을 출전시켰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 1개, 동메달 2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내며 종합 공동 16위를 차지했다. 종합 우승은 금 13, 은 15, 동메달 8개를 따낸 미국이 차지했다.

이날 폐회식에서는 황연대 대한장애인체육회 고문이 황연대 성취상 30주년을 맞아 역대 수상자 6명에게 감사패와 메달을 받기도 했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장애 극복과 도전 정신을 가장 훌륭히 실천한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수여되는 황연대 성취상은 애덤 홀(뉴질랜드)과 시니 퓌(여·핀란드)가 받았다.
 
평창=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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