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포 거부 안병하 치안감, 경찰영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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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안병하 치안감 추서식에서 이상로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안병하 치안감 추서식에서 이상로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기사용 및 강경진압에 반대한 고 안병하 치안감(사진) 추서식이 10일 열렸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추서됐다.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서식에는 안 치안감 유족과 경찰유가족회 회원, 경찰, 경찰대 및 간부후보 교육생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1928년 7월 강원 양양군에서 태어나 1945년 육군사관학교(8기)를 졸업한 안 치안감은 6·25전쟁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두 차례 받았다. 1963년 치안국 총경으로 특채돼 1979년 전라남도경찰국장(현 전남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됐다.

이듬해 5·18 당시 안 치안감은 “발포도 불사하고 전남도청을 진압하라”는 계엄사령부 지시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경찰 역할”이라며 거부했고 경찰 무기까지 회수했다. 그해 5월 26일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안 치안감은 보안사령부로 연행돼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받으며 고문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후유증으로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투병하다 1988년 10월 10일 숨졌다.

숨질 때는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해 충북 충주시 공원묘지에 안장됐지만 2003년 광주민주화운동유공자로 인정됐다. 2005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유해가 옮겨졌고 이듬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2015년 전쟁기념사업회의 ‘8월의 호국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경찰청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돼 추모흉상이 세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 치안감은) 2017년 경찰청 최초의 경찰영웅 칭호를 받았다. 안병하 치안감의 삶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기렸다. 이상로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은 추도사에서 “국민의 생명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셨던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참다운 시민의 공복이자 인권민주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추모했다.

경찰은 올해부터 호국보훈의 달 정례행사로 안 치안감과 5·18 당시 순직한 경찰관 4명의 합동추모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순직 경찰관 4명은 1980년 5월 19일 광주 광산동 노동청 앞에서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온 시위대 버스에 깔려 숨졌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5·18민주화운동#고 안병하 치안감#추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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