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거수기 사외이사’… 기업 95.6%가 찬성의견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상장사 882곳서 거부의견 2.8%… 이사회 의장 맡은 경우도 5.8%뿐
“경영진에 제 목소리 내는지 의문”

국내 상장사의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일 사회적 책임투자 컨설팅 업체인 서스틴베스트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882개를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평가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한 차례라도 낸 적이 있었던 기업은 대상 기업의 2.8%인 25개에 불과했다. 사외이사가 반대뿐 아니라 보류나 기권, 조건부 찬성 등 찬성 이외의 의견을 낸 적이 있는 기업도 4.4%인 39개사에 그쳤다. 나머지 95.6%의 기업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안건을 심의할 때 찬성 의견만 낸 것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경영진의 주요 의사결정에 사외이사가 독립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동양이 8건으로 가장 많은 반대의견을 냈고, 이어 KT&G(7건)와 대우조선해양(5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아닌 사외이사가 맡은 경우는 평가 대상 기업의 5.8%인 51개사뿐이었다.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평가 대상 883개사 중 204개사(23.1%)였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배구조 측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대형주 중에서는 지역난방공사와 신한지주, 포스코가 꼽혔고, 중소형주 중에서는 KSS해운과 유니온머티리얼, SKC코오롱PI가 선정됐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상장사#증권#기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