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사령탑 ‘희-희’ 대결, 후배가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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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 박미희 감독의 흥국생명 완파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 격돌도… 주전세터 나선 동생 다영 판정승

프로배구 V리그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에서 후배 이도희 감독이 웃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5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박미희 감독의 흥국생명을 맞아 3-0(25-13, 25-22, 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두 감독은 지난달 코보컵(KOVO컵)에서 국내 프로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는 용병의 뒤늦은 합류와 국가대표 차출 등의 이유로 주축 선수 없이 치른 경기라 사실상 이번이 제대로 된 맞대결이었다. 당시에 이어 이번에도 박 감독을 이긴 이 감독은 “(여감독이 아닌) 감독 대 감독으로서 흥국생명을 어떻게 공략할지만 고민했다. 아직 박미희 감독님께 배울 게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쌍둥이 자매의 맞대결에서도 동생이 이겼다. 이번 시즌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현대건설 이다영은 언니 이재영(흥국생명)이 5득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다영은 붙박이 세터 염혜선(IBK기업은행)의 이적으로 이번 시즌 그간 ‘백업의 설움’을 씻고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언니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왕과 2016∼2017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차세대 배구 스타로 주목받아 왔다.

이다영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날린 이 감독의 지도로 토스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세터치곤 큰 키(179cm)의 장점을 앞세워 블로킹에 적극 가담해 6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이다영은 “(이도희) 감독님의 지도로 일취월장했다고들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하나하나 감독님께 배우려고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를 시종일관 압도했다. 높이의 강점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이날 블로킹 11개와 7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주포 엘리자베스가 25점을 올린 가운데 라이트 황연주(7점), 센터 양효진(9점)과 김세영(7점), 레프트 황민경(7점) 등 모든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20, 21-25, 27-29, 25-21, 15-12)로 진땀승을 거뒀다. 타이스와 박철우는 각각 34득점과 24득점을 올려 이번 시즌 팀의 귀한 첫 승을 일궈냈다.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9점, 블로킹 3점, 서브 3점)을 기록하며 31득점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v리그#이도희#현대건설#박미희#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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