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내년 화두는 공유인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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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세미나서 사회적 가치 강조
“사회문제 해결 나서야 지속성장… 경제가치만 구하는 기업 사라질것”
CEO들, 세부 실행방안 집중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내년 경영방침으로 ‘공유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각 계열사의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SK그룹이 18일부터 사흘간 경기 이천시 SKMS(SK Management System)연구소에서 진행한 올해 ‘CEO세미나’가 20일 폐막했다. ‘함께하는 성장, New SK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최 회장과 SK그룹 CEO들은 공유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실행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공유인프라란 기업이 가진 자산을 외부에 개방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미나에는 최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경영철학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그간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인프라로 활용하는 성장전략을 만들어야 딥체인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CEO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문제 해결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해야 SK그룹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은 사회적 기업뿐만 아니라 영리기업의 존재 이유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는 사실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가치만 창출하는 기업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조 의장도 “SK를 강한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CEO들을 독려했다.

각 CEO는 단지 ‘공유’가 목적이라기보다 ‘성장 전략’으로 연결돼야 공유 인프라 구축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외부 공유를 통한 협력적 생태계 조성, 사업 플랫폼 구축을 통한 사업 확대, 자산효율화 등 3가지 관점에서 공유인프라를 구축할 세부 방법론을 공유했다. 이어 CEO들은 연구개발(R&D) 성과뿐만 아니라 운영유지 노하우도 공유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안, 각 사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화학, 반도체 등 기술 역량을 함께 활용해 효율성을 높인 사례들을 발표했다.

계열사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세미나에선 SK의 주유소 시설이나 SK텔레콤의 전국 통신망과 영업망, 특허권 등을 일부 개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8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사회적 기업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정부도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나서기 시작해 재계는 향후 SK가 내놓을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최태원#sk#공유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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