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시설 조기 구축해 글로벌 무역 중심지로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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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인터뷰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1018번지’

새만금 사업이 거론된 지 30년 만에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처음으로 사용 승인을 받은 공장이 나왔다. 새만금개발청은 13일 임시 사용 승인 상태로 운영 중이던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이시에스(ECS) 공장 건축물을 공식 사용 승인하고 부지에 대해 지번(地番)을 부여했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원래 바다였던 공유수면매립지에 조성됐기 때문에 건물의 준공검사를 받아야 지번을 부여받을 수 있고 지번을 받아야 부동산 등기와 담보대출 등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난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57·사진)은 14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그 의지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고 이번 예산 편성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의 내년 예산은 1922억 원으로 올해보다 81% 늘었다.

―현재 새만금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방조제 내부를 십(十)자로 연결하는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항만 등 기반시설을 조기에 구축해 기업이 들어올 여건을 조성하고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입주 기업에 대해 임대료를 낮춰주고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줘 기업이 오게 해야 한다. 임대 용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투자 기업에 최장 100년 동안 장기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공공 주도 매립은 어떻게 추진하나.

“당초 새만금은 전체의 55%를 민간 투자자가 바다를 메워 용지를 분양해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었지만 민간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새 정부는 가칭 ‘새만금 공사’를 설립해 용지를 개발하고 부대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다. 앞으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설립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한 매립은 농지기금을 도시용지 매립에 사용할 근거가 부족하고 기반시설 국비 투자 감소로 새만금 조기 활성화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만금은 장차 어떤 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새만금은 ‘글로벌 자유무역의 중심지’ ‘동아시아 산업과 물류의 거점’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국책사업이다. 지금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對)중국 비즈니스 문화 중심지로 새만금 만한 곳이 없다.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도 새만금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 내부 개발을 가속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청장은 “30년 공직 생활의 처음과 끝이 새만금으로 연결되는 강한 인연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들의 새만금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있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은 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 바다를 33km 길이의 방조제로 연결하고 내부 291km²를 매립해 산업단지와 도시, 관광용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1991년 첫 삽을 뜬 뒤 환경 파괴 논란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2006년 방조제를 완공됐지만 현재까지 매립이 완료된 땅은 12.1%인 35.1km²에 그치고 있다.
  
●이철우 청장은…

이철우 청장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를 거쳐 사무관 시절인 1980년대 말 전북도청에서 새만금 사업 도입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30년 공직생활 동안 총리실에서 주로 근무하면서 국무총리실 총무비서관, 평가총괄정책관과 농림수산식품부 원양협력관을 지냈다. 2014년부터 3년여 동안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장(1급)을 맡아 국정과제 관리와 평가 업무를 총괄해왔다. 공직 생활 틈틈이 5년에 걸쳐 백두대간을 완주할 만큼 등산을 좋아하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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