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히든카드 선보인 제주·서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1일 05시 45분


제주 류승우.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류승우.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류승우 데뷔전…마그노 대체 카드로
서울 하대성·이명주 부상 복귀 ‘천군만마’

9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FC서울의 경기(0-0 무승부)에서는 양 팀의 후반기 히든카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주의 류승우(24)와 서울의 하대성(32), 이명주(27)가 그 주인공이다. 순위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양 팀은 이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K리그 데뷔전을 치른 류승우는 제주의 기대주다. 후반 35분 경련을 일으킨 외국인 선수 마그노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10여분 간 뛰며 단 하나의 슈팅 밖에 없었지만 몸놀림은 나쁘지 않았다. 서울의 뒷 공간을 파고드는 등 날카로움을 과시했다. 분위기만 적응되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팀 사정상 류승우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됐다. 올 시즌 9골 2도움을 올리며 제주 공격진의 중심으로 활약해온 마그노가 UAE 알 샤르자로 이적하기 때문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본인이 가고 싶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런 좋은 제안이 있으면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막판 레이스에서 핵심 전력이 빠지면 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이적해도 그 자리를 메울 다른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류승우다.

류승우는 2014년 제주에 입단한 뒤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헝가리 등으로 전전하다가 3년 6개월만인 7월 제주로 돌아왔다. 이적 당시 어깨 수술로 재활 중이었고 서울전을 통해 K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류승우는 “지금쯤 형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기다. 하지만 난 이제 시작이다. 힘이 많기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FC서울 하대성-이명주(오른쪽). 사진제공|FC서울
FC서울 하대성-이명주(오른쪽). 사진제공|FC서울

그동안 부상으로 빠져있던 서울 하대성과 이명주의 복귀전도 관심의 초점이었다. 하대성은 선발로 출전해 후반 27분 이명주와 교체될 때까지 중원을 누볐다. 전성기 때의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부상 회복을 알리는 경기로는 충분했다.

하대성은 그동안 부상의 굴레에서 헤맸다. 2016년 일본 무대에서 뛰다가 2017년 1월 서울로 돌아온 그는 전지훈련 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3월 강원 원정경기에서 다시 종아리를 다쳤다. 6월 복귀했지만 다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날 하대성은 선발로 나서 후반 중반까지 뛰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하대성은 “팀에 미드필더진이 풍부한 만큼 경쟁 속에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UAE 알 아인에서 뛰다 2017년 6월 서울과 6개월 계약한 이명주는 복귀 두 번째 경기인 7월 9일 광주FC전에서 상대의 태클에 발목을 다쳤다. 당초 복귀까지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이날 두 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20여분간만 뛰었다. 컨디션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이명주는 “아직 풀타임을 뛰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경기에 뛸 때 발목 통증은 없었다”고 말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오랜만에 경기를 뛰었다. 자기 역할을 했다. 90분간 그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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