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탄핵 주된 책임자는 바로 박근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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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회고록 출간 간담회
“보수,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좌파정책도 필요하면 도입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총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이번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바로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22일 출간하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본인의 말대로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총재는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도와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했다. 이에 대해 올해 4월 “자괴감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탄핵 사태로 한국의 보수주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탄핵 사태가 보수주의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나 일부 시민세력이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보수는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면서 “좌파가 선호해온 정책이라도 정의에 반하지 않고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에 저촉되지 않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도입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재의 회고록은 1039쪽 2권 분량으로, 19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자신을 향한 병풍(兵風) 등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소회도 담았다. 그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연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회창#탄핵#박근혜#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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