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경제

생각이 벽에 부딪힐 때… ‘생각의 달인’ 공자처럼 해보세요

입력 2017-08-21 03:00업데이트 2017-08-21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뭐 좋은 생각 없어?”라고 질문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또 “생각 좀 합시다”라는 말이 빈번하게 들린다. 이제 더 이상 생각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지금의 지위를 지키기 어려워졌다. 바야흐로 생각의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생각이란 무엇인가. 생각은 바뀌어가는 현상들 중에서 어떤 일관된 흐름을 포착해 그것을 언어로 개념화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정신적인 활동을 가리킨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생각이라고 하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어려워한다. 금방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다양한 요소를 비교하며, 장단점을 나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 고전은 생각의 보고

밥을 지으려면 쌀이 필요하듯 생각에도 ‘재료’가 필요하다. 우리가 멀리 여행을 가려면 적금을 부어 여유자금을 준비하듯 생각도 잘하려면 사전에 생각을 풀어나갈 자료를 준비해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우리는 고전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시대가 달라졌는데 고전을 읽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지금도 유효한 의미와 메시지를 던져준다. 예컨대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종래의 창조설을 대신해 진화론을 주장했다.

지금도 진화론은 생명의 탄생과 발전을 설명하는 유력하고 타당한 학술로 권위를 잃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생명 현상을 설명하고자 할 때 ‘종의 기원’은 19세기 중엽과 영국이라는 시공간을 초월해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결국 고전은 후대 사람들이 생각을 진행시켜나가는 데 많은 자료를 제공하는 ‘사상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을 읽어서 소화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떤 주제가 나에게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고전에서 캐낸 사상 자원을 바탕으로 생각을 요령 있게 전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생각의 형성 단계

생각이 아이디어 단계에 이르러 살이 붙고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기되는 과정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장자는 ‘지락(至樂)’에서 생명의 창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최초의 단계를 살펴보면 본래 생명이 없었다. 생명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형체도 없었다. 형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도 없었다. 황홀한 가운데 섞여서 변하여 기가 되고 기가 변하여 형체를 갖추게 되고 형이 변하여 생명을 갖추게 된다.”

장자의 말에 따르면 생각도 처음부터 구체화돼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여러 가지 생각의 자료가 마구 뒤엉켜 있다. 이 상태에서 한 갈래를 잡고 늘어지면 “이게 좋지 않을까”라는 느낌이 온다. 그것이 바로 기(氣)의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구체적 생각을 더하다 보면 형상화와 개념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형(形)의 차원이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더 보태는 가운데 “꼭 이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들면 생(生)의 차원이 나타난다. 비로소 생각이 제 색깔의 옷을 입고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수많은 시간을 잡아먹으며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안 된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생전에 ‘상갓집의 개’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공자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은 ‘지기불가이위(知其不可而爲·안 되는 줄 알면서도 뭐라도 하려고 한다)’라 할 수 있다. 그는 오뚝이처럼 번번이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자신을 단련했다. 그 과정을 거쳐 공자는 사회현상을 겉으로만 보고 넘어가지 않고, 깊이 들여다보는 ‘시대의 기획자’가 될 수 있었다.

생각이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종종 답답하고, 뭐라고 표현할 수 없어 갑갑하기 그지없는 침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때 공자처럼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위의 격려와 위로도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야만 수만 갈래의 생각 소(素·물건의 시초나 바탕) 중 일부분이 현실 세계에서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