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트럼프 언행 신중해야” 공화 “그런다고 北 바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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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라이스 “호전적 발언 안돼”… NYT도 “무책임하고 위험” 비판
WSJ는 “트럼프 올바른 생각” 지지… 美 내부서도 찬반 여론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미국 여론도 두 쪽으로 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비판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여론과 강력 대응을 촉구하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61명은 10일(현지 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내부 선전에 빌미를 준다”며 “민감한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과 각료들의 언행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전직 정치인들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 리더들은 호전적 발언을 삼가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의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핵 교전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전례를 찾기 어렵고 아주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이 트럼프 지지 세력이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통령의 대북 발언을 공격하는 건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더 듣기 좋은 말을 하면 마치 북한이 달라질 것처럼 얘기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언론들도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정은 정권 교체를 주장해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사설에서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신문은 “외교는 당근과 믿을 만한 몽둥이가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며 “대통령의 발언에 일반적인 외교적 예의가 결여됐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올바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강경 대응과 대화의 엇갈린 신호가 나온다는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틸러슨 장관의 메시지와 혼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혼란스러운 메시지는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서배스천 고카 백악관 부보좌관은 이날 BBC 라디오 방송에서 “틸러슨 장관이 군 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질문에 대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 승계 서열 4위다. 꽤 힘이 세다”고 고카 부보좌관의 틸러슨 장관 평가절하 발언을 반박해 행정부 내 불협화음을 다시 촉발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트럼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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