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부정선거’ 충돌 유혈사태… 최소 4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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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위 진압과정서 발포… 2007년 대선땐 1100명 사망

케냐에서 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잠정 개표 결과에 반발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소 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9일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인 마타레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총격으로 시위대 2명이 사망했다. 자페트 쿠메 나이로비 경찰청장은 “이들이 마체테(날이 넓은 벌채용 칼)로 경찰을 공격하려 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이날 케냐 남부 타나강 지역에서도 무장괴한 5명이 투표소를 공격해 1명이 흉기에 찔렸다. 경찰은 “용의자 2명을 사살했고,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다”며 “이들의 동기가 정치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야권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 후보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발생했다. 그는 “해커가 선관위 데이터베이스에 침투해 집계 결과를 조작했다”며 “이번 선거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개표가 97% 이상 진행된 가운데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54.3%를 득표해 오딩가 후보(44.8%)를 따돌리고 재선을 확정한 상태다.

케냐에서는 2007년 대선 때도 개표 부정 시비가 종족 분쟁 양상의 유혈사태로 번져 두 달간 1100명이 숨지고 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케냐#부정선거#충돌#유혈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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