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국 450개 제품… 수입맥주 ‘춘추전국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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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산맥주 판매량 첫 추월
가격인하 추세로 점유율 급상승… 다양한 맛 선호 소비자성향도 한몫
日-獨 강구도서 中-佛 등 다변화… 열세였던 亞맥주 약진 두드러져

‘수입 맥주의 질주’와 ‘골라 먹는 재미’.

요즘 대형마트 맥주 코너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올 들어 대형마트들이 판매한 맥주 중 수입 맥주의 비중이 처음으로 국산 맥주를 넘어섰다. 수입 맥주는 주로 취향에 따라 브랜드당 한두 캔씩 장바구니에 담는 게 흔한 풍경이다.

롯데마트는 18일 변화하는 맥주 시장 트렌드를 담은 통계치를 내놨다. 올 들어 16일까지 롯데마트 맥주 누적 매출액 중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1.1%로 국산 맥주 48.9%를 앞질렀다. 수입 맥주 비중은 2015년 34.5%, 지난해 40.0%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1분기(1∼3월)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51.5%로 처음 국산 맥주를 역전한 바 있다.

수입 맥주가 잘 팔리면서 주류 수입 업체들은 외국에서 대량으로 사오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과거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고 이는 수입 맥주 소비자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과거 한 캔 가격이 3000∼4000원이었던 인기 수입 맥주가 요즘에는 2000원대에도 판매된다. 할인행사 등을 할 때는 국산 맥주나 수입 맥주가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다.

수입 맥주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미국의 버드와이저, 일본 아사히, 네덜란드 하이네켄, 벨기에 호가든 등 메가 히트 브랜드들이 독식했던 시대는 지났다. 현재 롯데마트에서 팔고 있는 수입 맥주는 19개국의 450여 개 제품에 이른다. 다양한 나라의 맥주를 맛보고 싶은 고객들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마다 지갑을 열고 있다.

나라별 맥주 판도에도 변화가 있다. 2011년 이후 수입 맥주 시장의 ‘투 톱’은 일본과 독일이었다. 2014년 이 두 나라 맥주의 점유율은 52.9%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나라 비중이 38.8%로 떨어진 반면 프랑스(7.9%)가 새롭게 5위권에 진입하는 등 다양성이 커졌다. 2010년 1위에서 매년 추락을 거듭하던 미국 맥주는 중국(7.5%)에도 뒤진 7위로 밀려났다.

특히 독일 맥주는 2014년 롯데마트에서 팔린 전체 수입 맥주 중 30.9%를 차지했으나 그해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6.6%로 반 토막이 났다. 시장 1위의 지위도 지난해부터 일본에 넘겨줬다.

대륙별로는 일본, 중국, 라오스 등 아시아 맥주 비중이 올해 33.7%까지 올랐다. 여전히 유럽 맥주가 58.2%로 맹위를 떨치지만 유럽과 아시아 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아시아의 일본, 중국 두 나라가 유럽 연합군과 경쟁하고 있는 형세”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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