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팔아… 순직 소방관 자녀에 3년째 1억씩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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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독지가 민영우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 학생 대표 등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경기도 제공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독지가 민영우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 학생 대표 등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경기도 제공
70대 독지가가 순직 또는 공상 소방관 자녀를 위해 후원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올해로 벌써 3년째다.

주인공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민영우 씨(73). 민 씨는 19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유자녀 학생들을 만나 장학금을 전달했다. 민 씨가 기탁한 장학금은 순직 소방공무원 유자녀 27명에게 1인당 200만∼500만 원씩 전달됐다. 이로써 3년간 민 씨의 후원을 받게 된 소방관 자녀는 2015년 11월 심해 잠수훈련 중 순직한 고 고영호 소방위의 장남을 비롯해 모두 78명에 이른다.

여주시가 고향인 민 씨는 서울에서 36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한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이다. 민 씨는 칠순이 되자 국가와 사회에 보답할 방안을 찾아 나섰고 언론을 통해 접한 소방공무원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명받아 후원을 결심했다.

민 씨는 “재난사고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분들의 기사에서 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후원 이유를 밝혔다. 민 씨는 올해 장학금 지원을 위해 갖고 있던 상가 건물까지 팔았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감사합니다. 후원을 계속하실 생각이냐”고 묻자 민 씨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내년에도 노력하겠지만 할 수 있는 한 계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민 씨는 이날 유자녀 대표 학생들에게 “어렵더라도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노력해 달라”고 격려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민영우#순직 소방관 자녀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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