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탄핵 심판 방해하는 집단 불출석, 박 대통령 뜻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7-01-06 00:00수정 2017-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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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 측은 박 대통령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법리 공방을 벌였다. 국회 소추위원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및 법률 위반 사항은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정당화될 정도의 중요한 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대리인은 “탄핵소추 사유가 사실인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법 위반을 전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의 헬스트레이너로 이날 유일하게 증인으로 나온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오전 8시 반경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만난 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며 박 대통령의 미용시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아직도 ‘세월호 7시간 행적’을 제출하라는 헌재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은 “(나는)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해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헌재에 출석해야 할 피청구인과 주요 증인은 여전히 출석을 거부하거나 잠적 중이다. 박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헌재의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비서관은 아예 잠적해 출석요구서조차 전달하지 못했다. 증인 채택을 취소하지 않으면 탄핵심판 일정이 줄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 측에서 내밀한 지시가 내려갔거나 이들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탄핵심판 일정을 지연시켜 ‘기각 결정’을 유도하자는 의도로 읽힌다. 이달 31일엔 박한철 헌재 소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3일 퇴임한다. 박 대통령 측은 재판관이 줄어들수록 탄핵 인용을 위한 정족수(전체 9명 중 6명)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2명의 재판관이 줄어든다고 해서 헌재가 결론을 못 낼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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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의회에서 탄핵을 당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리자 박 대통령과 달리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든 증인이든 합법적 권리인 불출석,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국정을 마비시킨 전대미문의 사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박 대통령과 이 사건에 연루된 주요 인사들은 진실을 밝혀야 할 정치적 도덕적 의무가 있다.
#브라질 의회#윤전추#박근혜#2차 변론기일#지우마 호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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