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정피아’ 등 낙하산 논란 뜸해진 과학계

지명훈기자 입력 2017-01-06 03:00수정 2017-0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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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정부출연기관장 인사… 내부 구성원 진출 두드려져
KAIST 총장선거 결과에도 관심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원의 기관장 인사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나 정부가 낙하산 임명에 부담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 말로 다가온 KAIST 총장 결정에도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낙하산 논란’ 살짝 뜸해진 과학계

 대통령 탄핵 여파로 한동안 공석이던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인선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됐던 ‘관피아’ ‘정피아’ 등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찾아보기 힘들다.

 차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은 김진석, 남승훈 책임연구원과 박상열 부원장(가나다순) 등 3명이 최종 후보로 올라 이달 중 열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원장으로 선임됐던 권동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보유 주식 문제로 중도 하차해 공석이었다.

 최근 선임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성일 신임 원장도 1989년 연구원이 설립되던 해 입사한 ‘원년 멤버’ 출신이다. 현재 차기 원장 공모가 진행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후보자 자리에도 내부 직원 9명을 포함해 11명이 지원했고, 외부 인사에는 민병주 이화여대 초빙교수(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이들 가운데 3배수를 압축해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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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여파’, KAIST 총장 선거에는?

 이달 말 임시이사회를 열어 현 강성모 총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KAIST 총장 선거도 경종민 전기및전자공학부,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 이용훈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나다순) 등 3명의 내부 교수 경쟁으로 치러져 12년 만에 내부 인사가 총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후보들의 정치권과 정부 인맥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여전히 관심이다.

 신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문인 데다 영남대 이사를 지낸 이력이 눈길을 끈다. KAIST 총장은 청와대가 최종 낙점한다는 소문이 많았다.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 입김이 줄어든 대신 관료들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 후보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총장 결정에 영향력이 높은 라인과 학맥·인연이 얽혀 있다.

 KAIST가 내부 인사의 경쟁이 된 것은 다른 기관과 약간 사정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한 과학계 인사는 “로버트 로플린과 서남표 등 해외에서 수혈된 KAIST 전임 총장들이 개혁 정책을 펴다 저항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바람에 해외에서는 지원 자체를 꺼린다”고 전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탄핵 정국에 따라 일시적으로 정부출연기관 인사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출 방식의 근본적인 개혁이 없이는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인사의 진출이 무조건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때론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외부 인사의 수혈도 필요하다”며 “다만 낙하산 기관장은 연구 현장의 목소리보다 정부와 정치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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