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위안부 피해자 지킴이 혼다 美 하원의원의 작별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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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이 응원했던 일본계 미국인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지킴이
혼다 미 하원의원의 작별인사

#.2

“당신 같은 지도자들과 함께 중요한 진전을 이뤘고,
당신이 캘리포니아 주와 이 나라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되새기고자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

#.3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지킴이’

민주당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75)이
16년 의정 활동을 마감하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4

동료 의원들은 그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혼다 의원은 평생 열심히 올바른 일을 해왔다”

#.5

혼다 의원은 한국이 응원한
일본계 미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일본계 사람을 응원한다는게
조금은 낯설 수도 있지만
그의 활동내역을 들여다보면
금세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6

혼다 의원은 재임 중 일관되게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 간에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그는 한국을 대변해 온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이었죠.

#.7

언뜻 별나 보이는 그의 행보는
그의 특별했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단지 일본계라는 이유만으로
콜로라도 주 강제수용소에서 유년기 4년을 보냈죠.

그곳에서 그는 폭력의 부당함을 목격하고, 인권의식을 길렀습니다.

#.8

이후 정치인이 된 그는
사회적 약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인권 침해’를 없애고자 노력해왔죠.

그런 맥락에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무슬림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던 중

자칫 무고한 무슬림이 인권침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활동도 했습니다.

#.9

2007년 7월 천신만고 끝에 그는
미 연방의회에서 ‘일본군 강제종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일본 정부가 공식적인 사과를 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이었죠.

#.10

결의안 통과 이후
당시 일본 아베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위안부가 겪은 어려움에 동정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혼다 의원은 아베총리를 크게 꾸짖었습니다.

"일본은 왜 미국 대통령에게 사과하느냐"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은 일본군이 존엄성을 짓밟은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이라는 것이었죠.

#.11

그는 2000년 첫 당선 이래 2014년 선거까지 하원 8선에 성공했습니다.
올 11월 선거에서 9선 고지를 앞두고
“한반도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낙선하고 말았죠.
그를 응원하던 한국인들은
낙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2

낙선을 했지만 송별회장에서 그는 미소와 유머를 잃지 않으며
아내와 지지자 등 200명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
가끔 눈을 감고 회상에 잠겼다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죠.

#.13

그렇게 한국이 응원한 혼다 의원은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갈수록 포용력을 잃고
자국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
그의 빈 자리는 유독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안부 관련 활동을 했다고)
내게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한다.
그는 내 성이 혼다(일본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현대(한국 자동차 회사)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위안부 문제에 앞장선 것은
진정으로 일본을 위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

-마이크 혼다
원본: 이승헌 특파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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