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금융권 수장 인선작업 ‘안갯속으로’

강유현기자 입력 2016-12-05 03:00수정 2016-12-0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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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12월 27일 임기 만료… 차기 행장은 내부-민간 출신 유력
탄핵-대선 등 정치 일정 고려땐 내년 3월 끝나는 ‘수은’ 공석 전망…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거론
관피아 ‘무혈 입성’ 가능성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금융권 수장 인선 작업이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공공기관장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1∼3월)까지 임기가 끝나는 IBK기업은행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등 금융 공공기관 수장의 인선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관장 임기가 가장 먼저 끝나는 공공기관은 기업은행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 임기는 이달 27일 끝난다. 금융위원회는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해 1차 후보를 추려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때 정권 핵심 실세가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내부 또는 민간 출신 행장’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내년 1월 임기가 끝난다. 기보는 20일까지 차기 이사장 공모 신청을 받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9일 탄핵이 가결되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어수선한 정국에서 총리가 임명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내정된 상황이어서 기관장 인사를 추진할 동력도 약화됐다. 야권에서 탄핵 가결 후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진행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공공기관장 인선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이 공공기관장 자리를 ‘무혈 입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증된 인사인 관료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실력 검증 없이 낙하산 관피아가 득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으로 선임된 유재훈 전 사장의 퇴임으로 한 달 이상 공석이 된 차기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에 이병래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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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과 대선 등의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공공기관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선 3, 4개월 전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인선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후임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줄줄이 끝나기 때문이다. 이달 30일인 이광구 우리은행장 임기는 신규 과점주주들이 지배구조를 정비하기 위해 내년 3월로 연장된다. 새로 지분을 인수한 일부 과점주주 사이에서 “시일이 촉박하고 그간 실적 개선 등의 공로가 있어 이 행장의 연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임기가 끝난다. 함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노조 통합 등 ‘화학적 결합’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돌발 변수가 많아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조 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에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그간 신충식 NH농협금융지주 초대 회장을 제외하고 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맡아왔다.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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