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국난극복의 최전선… 수사대상 제한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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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시작]

  
주먹 쥔 특검 ‘최순실 특검’을 지휘하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까지 수사하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30일 특검으로 임명된 직후 법무법인 강남 자신의 사무실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주먹 쥔 특검 ‘최순실 특검’을 지휘하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까지 수사하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30일 특검으로 임명된 직후 법무법인 강남 자신의 사무실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로지 사실만을 쫓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박 특검은 “주권자인 국민 요구에 따라 통치권자인 대통령 본인과 주변 등 국정 전반을 수사하게 된 것과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심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 “특검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

 박 특검은 이번 수사에 임하는 4가지 입장을 먼저 천명했다. △수사 영역을 한정하거나 대상자의 지위 고하를 고려하지 않으며 △일체의 정파적 이해관계 역시 고려하지 않을 것이고 △특검 본인과 수사팀 전원이 국난 극복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인식으로 성심을 다할 결심이고 △추후 수사팀 구성과 일정 확정 등의 후속 작업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겠다는 것이었다.

 박 특검은 수사 대상을 한정짓지 않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록을 다 검토하고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도 “필요한 수사는 다 하겠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맡았고,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당시 박 중수부장을 보좌해 수사한 중수1과장이었다. 이제 두 사람은 10여 년 만에 창과 방패의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 특검은 “최 수석과는 검찰 선후배 사이며 우 전 수석과는 수원지검 근무 당시 옆 부서에서 일했다”면서도 “(친분 관계가)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제주 출신인 박 특검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종교학이 전공이고 법학은 부전공인데 문리대를 다니다가 부친의 영향으로 법학 과목을 수강했다”며 “지금 선택하라면 판사를 했겠지만 검사가 ‘능동적’ ‘생산적’ ‘적극적’이라 여겨서 선택했다. 리버럴한 성격이었던 아버지가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출신지는 제주지만 부친이 목포지원장을 지내는 등 목포와 인연이 많아 검찰 내에서는 ‘목포통’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대검 강력과장과 서울지검 강력부장, 서울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쳐 2009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2002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지휘해 최태원 회장을 구속 기소했고, 대검 중수부장 시절인 2006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맡아 정몽구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같은 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헐값 매각된 의혹 사건 수사도 지휘했다.
○ 수사 대상 여성 상당수… 여검사 수명 차출될 듯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는 최장 120일간 이뤄진다.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70일간 수사를 하고, 수사기간 연장 요청에 박 대통령이 동의하면 30일간 수사를 더 할 수 있다.

 박 특검은 파견 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 파견 공무원 40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수사팀을 이끌게 된다. 특히 이번 특검에서는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 최순득 씨, 장시호 씨 등 핵심 인물 상당수가 여성이어서 이들을 전담 수사할 현직 여검사들이 대거 차출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검 수사 대상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모든 의혹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우 전 수석과 김 전 실장의 각종 비위 의혹이 모두 집중 수사 대상이다.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인지된 사건도 특검이 추가로 수사를 하게 된다.

 박 특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수사한 내용도 많은 만큼 기록과 증거를 철저히 검토해 검찰과 경쟁이 아니라 도와가며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준비기간에 사무실을 물색하는 게 어려운 문제”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수사를 잘하는 검사와 수사관들로 특검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장관석 기자
#박영수#특검#최순실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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