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혼란 속 경제 중심잡기 험난

현직 금융수장으로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과제들을 맡아온 만큼 새 업무 파악에 따른 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수출-내수 ‘쌍끌이 부진’으로 2%대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 혼란이 워낙 커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인사청문회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임명 시기조차 가늠하기 힘들어 경제 컨트롤타워 장기 공백에 따른 ‘경제팀 실종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 “최대 과제는 시장-관료사회 안정”

정책 추진 환경은 좋지 않다.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낼 정도로 부진의 늪이 깊지만, 정부가 확장 재정을 이어가면서 국가채무는 지난달 기준으로 600조3000억 원까지 불어나며 나라 곳간 사정은 어려워지고 있다. 정국 혼란으로 법 개정 등을 통한 새로운 정책 추진은 시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동요하는 관료사회를 다잡는 것도 주요 과제다. 최순실 사태 이후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면서 세종시 관가에는 ‘뭘 해도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기재부의 한 과장급 관료는 “정부가 추진한 모든 정책에 ‘최순실 딱지’가 붙는데 새로운 정책 발굴에 나설 공무원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 ‘구조조정 실패 책임자’ 논란 거셀 듯
임 후보자는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경제 관료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공직생활 내내 선후배들의 신망 속에 거시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이끌며 관료사회에서 ‘준비된 부총리’로까지 꼽혔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재정경제부 금융·기업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상업·한일은행 합병, 제일은행 매각, 대우그룹 해체 등을 맡았고, 2001년 증권제도과장 시절에는 지금까지도 구조조정의 근거 규정으로 활용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 제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따른 혼란이 대표적이다. 서별관회의 논란 이후 임 후보자는 구조조정은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손을 놓았고 그 사이 법정관리가 이뤄지면서 한진해운발 물류 혼란이 현실화됐다. 임 후보자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불가피했다”고 밝혔지만 세계 7위, 국내 1위 선사의 자금줄을 끊으면서 사전 준비를 제대로 못한 부분에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임 후보자가 야심 차게 내세웠던 금융개혁이나 가계부채 해결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이 있다.
다만 최근의 구조조정 난국의 책임을 임 후보자 한 사람에게만 묻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 등을 두고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이 커지는 사이 임 후보자가 고군분투해 이나마 선방했다는 것이다.
임 후보자는 이날 “현재의 대내외적 상황을 경제위기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주거, 복지 등 모든 부문을 재점검해 이를 안정시키는 데 자원과 정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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