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여성 임원 비율 높을수록 CSR 지수도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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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51곳의 임원 4726명 중 여성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양성평등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상당수 기업이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상징적으로 여성 한두 명을 임원진에 포함시킬 뿐이다. 양성평등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 임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 페이스대와 리하이대 연구팀은 양성평등과 기업 평판 사이의 관계에 주목했다. 기업 평판은 실제 이윤에 영향을 미친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할 수 있고, 우수한 인재들을 손쉽게 영입할 수 있으며 조직 구성원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기업 평판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연구팀은 특히 이사회의 여성 비율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매개변수로 삼아 여성 임원의 비율이 기업의 CSR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금 기업 평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2009년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Most Admired Companies)’ 가운데 헬스케어 관련 기업 51개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헬스케어 기업으로 대상을 한정한 이유는 의료비 증가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들이 평판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이사회에 여성의 수가 많을수록, 또 비율이 높을수록, CSR 활동에 훨씬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SR 활동 중에서도 지역사회 주민, 사회적 약자 등 기업의 이윤 추구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대상에 대한 활동에 더 적극적이었다. 또 CSR 지수가 높게 나타난 기업은 평판이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기업이 얼마나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이것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것인가를 점치려면,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얼마나 많이 포함돼 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여성 임원들을 포함시키는 수준에서 벗어나 여성 임원들이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김수경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sookyungkim@korea.ac.kr
#경영의 지혜#경영#리더#기업의 사회공헌#csr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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