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현대인과 쏙 닮은… 1900년前 로마인의 하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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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서양 사람들이 누리는 대부분의 생활 방식은 고대 로마인들의 삶이 현대적으로 변화한 것에 불과하다.―고대 로마인의 24시간(알베르토 안젤라·까치·2014년) 》
 

이 책의 저자는 고대 로마인의 삶이 현재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배경으로 삼은 시대는 115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1900년 전이다. 어떤 점이 연결돼 있을까. 이 책은 로마제국을 다스린 ‘통치자’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들의 생생한 삶을 담고 있어 더 흥미롭게 읽힌다.

로마인들은 자신을 꾸미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지금과 비슷한 방식의 화장술이 대표적이다. 눈썹이 짧은 여성들은 얇은 목탄 막대기로 눈썹을 그렸고 오징어 먹물 등으로 만든 물감으로 아이섀도를 대신했다. 화장의 마지막은 립스틱. 로마시대에도 현대와 마찬가지로 붉은색 입술을 선호했고 적색 안료인 연단(鉛丹) 등을 사용해 입술을 붉게 물들였다. 이 모든 과정을 청동거울로 지켜봤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당시 화폐 단위 중 하나였던 세스테르티우스(청동화)를 유로화로 환산한 것이다. 덕분에 당시 물가를 추산할 수 있다. 로마인들이 매일 먹었던 올리브유는 1L에 6유로(약 7600원)였고 빵 1kg은 1유로(약 1270원)였다. 공중목욕탕은 0.5유로(약 630원)만 내면 사용할 수 있었고 일상복이었던 튜닉 한 벌은 30유로(약 3만8050원) 정도였다. 노예 한 명은 출신지에 따라 2500∼5000유로(약 317만∼634만 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지금은 축구, 야구 등을 즐겨 보지만 당시 로마인들에게 최고의 스포츠는 검투 경기였다. 오랜 기간 검투사 학교에서 혹독한 훈련으로 다져진 검투사들의 강인한 육체는 요즘 스포츠 스타처럼 당시 귀부인들과 소녀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많은 인기를 누린 검투사들은 노예 출신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유시민 출신도 있었다. 지금도 로마 시내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콜로세움에서 열린 검투 경기는 개최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유력 가문의 인사들과 귀족들은 앞다퉈 열려고 했다. 왜 그랬을까. 로마 시민들은 많은 돈을 들여 검투사 경기라는 오락거리를 제공해 준 주최자들을 존경하고 선망했다. 요즘 대기업들이 프로스포츠 팀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려는 것과 같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책#고대 로마인의 24시간#알베르토 안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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