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 향해 두팔 벌린 ‘한옥 국악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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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관 돈화문국악당 가보니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맞은편에 전통 한옥 형태로 지어진 돈화문국악당(위 사진). 원래 이곳은 주유소가 있던 자리다. 국악당 
지하 2층에는 마이크 없이 자연 음향으로 소리가 전달되는 14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 있다(아래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맞은편에 전통 한옥 형태로 지어진 돈화문국악당(위 사진). 원래 이곳은 주유소가 있던 자리다. 국악당 지하 2층에는 마이크 없이 자연 음향으로 소리가 전달되는 14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 있다(아래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돈화문(보물 제383호)은 창덕궁의 정문이다. 숭례문, 창경궁 홍화문과 함께 조선시대 큰 문의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광해군 즉위에 맞춰 1608년에 복구됐다. 지금의 돈화문은 이때 세워진 것이다.

올 3월 국악로(4차로)를 사이로 돈화문과 마주 보는 자리에 돈화문국악당이 만들어졌다. 원래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 아악부가 있었고 3년 전까지 낡은 주유소가 있던 자리다. 이 때문에 문화재 주변 외관이 흉물스럽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9년 1866m² 크기의 주유소 땅을 사들인 뒤 건물을 헐고 이 자리에 총 4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악당을 만들었다. 올 9월 정식 개관을 앞둔 돈화문국악당을 14일 미리 가봤다.


○ 한옥으로 만든 국악 명소


국악당은 지하 3층∼지상 1층(연면적 1773m²)의 전통 한옥이다. 마치 돈화문을 향해 두 팔을 벌린 듯한 ‘ㄷ’자 형태다. 돈화문에서 바라봤을 때 확 트인 느낌을 주기 위해 건물의 높이도 최대한 낮췄다. 설계를 맡은 김용미 금성종합건축 공동대표(58·여)는 “이 공간의 주인공은 돈화문이라는 생각으로 처마 높낮이에 리듬을 줬다”고 설명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푸른 잔디밭인 ‘국악마당’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운데 공간에 여백을 두는 한옥의 특징 때문에 실현된 구조다. 이곳에서 야외 공연도 할 수 있다. 지하 2, 3층은 140석 규모의 국악 전문공연장으로 꾸며졌다. 대신 다른 공연장에서 쓰이는 스피커나 마이크를 찾아볼 수 없다. 자연 그대로의 소리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자연 음향을 사용하는 전문 공연장이다. 연주자는 오로지 자신의 기량으로 소리의 감흥을 전달해야 한다. 흡음재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들리고 공연장 벽의 조밀한 창호가 소리를 오래 머물게 한다.

정식 개관에 앞서 다음 달 23일까지 개관 전 공연이 열린다. 관람료는 3000원. 자세한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sdt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국악 메카’ 복원 시동

돈화문∼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770m)은 국악로로 불린다. 최초의 국악 교육기관인 ‘국악사양성소’, 거문고 가야금 가곡 성악 등 동서양악을 모두 다뤘던 ‘조선정악전습소’ ‘국악전수소’ ‘국악예술학교’ 등 국악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던 곳이다. 국악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면서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악당이 이곳에 자리하면서 ‘남산∼국악로∼북촌’을 하나로 잇는 국악벨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국악당 바로 옆에는 ‘민요박물관’도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1층의 한옥 형태(연면적 1400m²)로 짓는다. 교육과 전시, 체험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으로 꾸미고 소규모 공연도 열린다.

조영달 dalsarang@donga.com·김민 기자
#돈화문#국악당#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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