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교과서 피칭으로 2이닝 2K 무실점…매서니 “훌륭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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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불펜 운영을 잘하는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 사실 메이저리그 감독의 능력은 불펜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의 비중이 팀마다 다를 뿐 정해져 있다. 결국 승부는 불펜 운영에서 비롯된다.

매서니 감독은 13일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피날레전을 12-10으로 이겼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1사 후 3연속 볼넷으로 강판하고도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의 세이브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은 오승환과 조너선 브락스톤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들어 두 번째 2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6회는 공 10개로 3타자를 처리했고, 7회는 에인절스의 중심타선을 맞아 4타자에게 1삼진 1안타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특히 선두타자로 나선 MVP 마이크 트라우트를 볼카운트 2-2에서 149km의 빠른 볼로 삼진을 낚았다.

오승환은 7회 교과서다운 피칭으로 팀의 10-7 리드를 다음 투수에게 넘겨 줄 수 있었다. 구원투수의 성공 확률의 시작은 초구 스트라이크와 첫 타자의 아웃여부다. 트라우트를 맞아 삼진으로 제압했다. 비록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2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의 피칭에 대해서 “훌륭했다(terrific)”는 최상급의 찬사를 보냈다.

오승환은 8일 피츠버그전 이후 5일 만에 등판을 2이닝 피칭으로 한데 대해서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준비를 하고 있어서 경기 감각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첫 회는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고, 다음 회는 (야디에르)몰리나 포수 사인대로 변화구도 던졌다. ”고 했다.

142km(88마일)의 고속 슬라이더는 2014년 LA 다저스 류현진과 비슷한 대답이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과 투수코치는 이 스피드의 볼은 커트 패스트볼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승환은 “88마일은 슬라이더다. 다들 커터라고 하는데 빠른 슬라이더라고 보면 된다. 나는 슬라이더라고 생각하면서 던진다”고 했다. 시즌 두 번째 2이닝 피칭은 “6회 던지고 투수코치가 와서 말해줬다. 6회에 투구 수가 적고 그래서 한 이닝을 내가 더 책임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MVP 트라우트의 삼진은 “몰리나 선수의 사인도 있었지만 7회 들어가기 전 투수코치가 와서 어떻게 상대하면 좋다는 조언을 해준 게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7회 중심타선과의 대결은 “6회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지만 중심타자들은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1점 차가 아니고 3점 차여서 다소 여유 있게 볼을 던질 수 있었던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9회 마무리 투수의 3연속 볼넷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을 지켜보면서는 “응원했다”며 웃었다. 오승환은 경기 후 다음 일정 다저스전을 앞두고 LA로 이동했다. 류현진과는 자주 통화한다면서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애너하임=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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