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좌석 몇 개만 임차하기도… 전기-통신료 부담도 없어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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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쪼개 쓰는 ‘공유 오피스’ 바람

토즈 워크 센터 신반포점의 모습. 1인 기업이나 벤처 기업이 많이 찾는다. 토즈 제공
토즈 워크 센터 신반포점의 모습. 1인 기업이나 벤처 기업이 많이 찾는다. 토즈 제공
기능성 쿠션 제작회사 발란스코드는 매달 임차료 100만 원대 중반에 서울 서초구의 3인용 사무실을 7개월째 빌려 쓰고 있다. 휴게실은 같은 층에 입주한 다른 기업들과 함께 쓴다. 이들 회사에 사무 공간을 빌려주고 있는 패스트파이브는 정기적으로 입주 회사를 대상으로 파티를 연다. 기업들의 네트워킹을 돕기 위해서다.

여러 기업이 한 공간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발란스코드의 경우 같은 빌딩에 입주한 영상촬영회사에 홍보 영상 촬영을 맡겼다. 백호진 발란스코드 대표는 “소규모 기업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이웃 기업들과 교류하며 좋은 아이디어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빌딩의 공간을 나눠 쓰는 ‘공유 오피스’가 확산되고 있다. 공유 오피스 운영 회사들은 사무실을 쪼개 빌려주거나 도서관처럼 한 공간에서 몇 개의 좌석을 빌려 주는 ‘핫 데스크’ 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의실 등 모임 공간 서비스로 알려진 ‘토즈’는 최근 월 또는 연 단위로 사무실을 임대하는 ‘비즈니스 센터’, 시간 단위로 사무실을 빌려주는 ‘워크 센터’로 사업을 확장했다. 박선영 토즈 마케팅팀장은 “부동산을 소유하기보다는 빌려 쓰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유 오피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들은 전기료, 통신 비용 등을 부담하지 않고 임차료만 내면 사무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공유 오피스의 장점으로 꼽는다. 몇 시간 단위로 사무실을 빌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토즈 비즈니스센터 강남1호점 관계자는 “입주 기업들은 임차료만 내면 사무실과 함께 휴게실의 팩스, 컴퓨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워 고객을 만나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벤처기업들은 사무실 임차료를 몇 개월 치만 내도 돼 편리하다. 사업 규모가 줄거나 폐업하면 사무실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공유 오피스 기업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사무실 공유 서비스기업인 ‘위워크(WE WORK)’는 올해 서울 중구 대신증권 신사옥을 시작으로 국내에 다양한 공유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영국의 사무 공간 컨설팅 업체 ‘리저스’의 한국지사인 ‘리저스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 수도권에 진출했고 지난해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기존에 프라임 오피스를 5년씩 빌려줬던 임대 회사들도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 오피스 임대 업체의 관계자는 “다음 달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3개월 단위로 사무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하루 임대료가 스타벅스 커피 값보다 저렴한 공유 사무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즈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6개 비즈니스센터의 평균 입점 비율이 80%대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서울 강남권에 3개 점포를 연 패스트파이브도 평균 공실률이 1% 미만이다.

일각에서는 공유 오피스가 새로운 사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한국형 공유 오피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토즈의 박 팀장은 “한국 기업들은 대화나 업무를 외부에 노출하길 꺼리는 편”이라며 “공유 공간을 두면서도 일부에 칸막이를 두는 ‘한국형 서비스’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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