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코 나잉 “한국 민주화운동에 영향받아 反독재 투쟁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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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코 나잉 ‘88세대 학생그룹’ 대표 “산업화-민주화 이룬 한국인들 존경”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켜보고 있고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도 강하기 때문에 군부가 다시 선거 결과를 불복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미얀마 민주화를 이끈 학생운동 세력인 ‘88세대 학생그룹(88 Generation Students Group)’ 대표인 민 코 나잉(53·사진)을 13일 ‘88그룹’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대학생 시절인 1988년 버마학생연맹(ABFSU)을 조직하고 그해 8월 8일 이른바 8888항쟁을 촉발시킨 인물.

당시 20년형을 선고받고 15년이나 수감된 뒤 출소 후에도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며 민주화운동을 계속한 대표적 민주투사다. 혹독한 군사정권의 탄압을 피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해외 도피 권유받을 때마다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 설사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내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는 자신이 민주화 투쟁에 현신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한국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크다고 했다. “19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에 관한 뉴스들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1987년 6월 시민항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킨 한국인들을 존경하며 한국의 발전을 경이로운 눈으로 보고 있다”며 “미얀마의 경우 한국과 달리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어서 통합으로 가는 길이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권력과 부를 독점해온 군부 정권이 어떻게 자신들이 누리던 기득권들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조금씩 내놓게 만드느냐가 미얀마 정치 안정에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업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야당이 이겼으니 본격적으로 정치를 해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결단코 ‘노(No)’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정치와 국민들 간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다. 지역사회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새 정부에 전달하며 그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무엇보다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재건이 가장 시급한데 거시적 안목을 가진 전략가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민코나잉#민주화운동#반독재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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