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프리미어12 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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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들러리냐” 일부 팬 볼멘소리
日, 도쿄올림픽 야구 재진입 위해 주도
한국도 이해 일치… 최강팀 꾸려 협력

야구선수에게 꿈의 무대는 ‘메이저리그’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주요 선수(40인 로스터 명단에 든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수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달리 프리미어12는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리그 선수로 대표팀을 꾸렸다. 메이저리그에 발을 담갔더라도 프리미어12에서 볼 수 있는 선수는 유망주나 전성기가 한참 지난 노장들이다.

상금도 WBC와 비교하면 푼돈이다. 프리미어12와 WBC의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로 같지만 WBC는 매 라운드 진출 때마다 보너스가 붙어 상금 총액은 약 1400만 달러(약 159억2000만 원) 수준이다. 양(상금)과 질(출전선수 수준)에서 모두 WBC에 크게 못 미친다. WBC에 버금가는 ‘최고 수준의 국가대항전’을 만들겠다는 WBSC의 당초 목표는 일단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일본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대만으로 넘어갔다가 4강부터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일정도 국내 야구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한국 야구팬들은 ‘우리가 일본 들러리도 아니고 무리해 A급 선수들을 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일본이 프리미어12를 주도한 것은 맞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지난해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에 추가할 복수의 종목을 제안할 권한을 얻었다. 프리미어12는 야구의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위한 일본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야구는 IOC에서 국제 저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프리미어12 같은 국제대회가 성공해야 IOC에 야구의 정식종목 채택을 더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다. 일본이 노리는 것이다.

인기 스포츠인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은 한국도 바라는 일이다. 메달 획득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유소년 선수 육성과 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돼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리미어12 출전 선수로 최정예 멤버를 꾸린 이유다. 한편 KBO의 요청에 따라 WBSC는 한국 대표팀의 숙소를 최고급 호텔로 배정하고 공항에서도 별도의 창구로 선수단이 이동하게 하는 등 극진히 예우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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