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北에 휘둘리지 말아야”… 南南갈등 노림수 안먹혀

김재형기자 , 노지현기자 입력 2015-08-26 03:00수정 2016-01-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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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치에서 대화로/똘똘 뭉친 국민]청년층 달라진 안보의식 “48시간 안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으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

북한의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했다. 국민들 사이에 전면전이라는 단어까지 오르내릴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북한은 뒤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의했다. 그리고 지뢰 도발에 ‘유감’이라는 표현을 공동보도문에 실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당초 북한이 기대했을지 모를 ‘남남 갈등’이 이번에 자취를 감춘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여론이 천안함 폭침 때처럼 ‘괴담’에 휘둘리는 대신 “더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분위기로 모아졌기 때문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협상팀이 제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국민들이 ‘이번만큼은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컨센서스(공감대)를 마련하고 응원해줬던 것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30대가 ‘자주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의 30대는 20대 초반이던 2000년 6월 13일 남북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보면서 감격과 충격을 느꼈다. 남북을 대치하는 적이 아닌, ‘같은 민족’으로서 인식하게 된 계기였다. 직장인 김지선 씨(37·여)는 “다들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던 모습을 뭉클하게 봤고 곧 통일이 올 것이라며 우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때까지 이어진 대북유화정책을 지켜보며 ‘북한은 적이 아니라 동반자’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만큼 경계심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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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안함 폭침을 비롯해 연평도 포격과 지뢰 도발을 겪고 최근에는 잊혀졌던 연평해전까지 다시 주목받으면서 북한에 대한 젊은층의 의심과 불만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전국 16개 시도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통일의식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조사에서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20대 53.2%와 30대 35.8%였으나 2013년에는 20대 74.8%, 30대 70.5%로 크게 높아졌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교수는 “북한이 수년간 해왔던 패턴이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세대들에게)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분위기도 과거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한 폭침 이후 같은 해 4월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SNS에서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난무했다. 잠수함 충돌설, 좌초설 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게 떠돌았다. 일부 종북좌파 인사들도 거리낌 없이 음모론을 언급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터진 뒤에는 “천안함 폭침과 세월호 참사는 국정원이 자행했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번 지뢰 도발 이후에도 “한국 정부가 지뢰를 묻은 자작극 아니냐”는 글이 SNS를 통해 퍼졌지만 이에 호응하는 시민들은 매우 적었다. 이런 음모론을 언급하는 종북좌파 인사의 글이나 주장도 SNS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협상팀 뒤에는 국민들이 버티고 있으니 이번에는 확실히 악순환 고리를 끊어 보자”는 목소리가 더 큰 힘을 얻었다. 페이스북에는 예비군들이 “부르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증샷이 유행하기도 했다. 남북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과거에 비하면 낫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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