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요리의 심장’은 신선한 식재료… “살아있는 식감 느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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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푸드’로 차린 맛있는 밥상

산지에서 수확하거나 잡은 후 바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들. 오른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강동구 농장에서 딴 쌈채소, 완도산 전복, 경기 용인시와 강원 홍천군에서 직송한 새벽란과 충북 괴산군 옥수수, 경남 통영시 장어, 서해 대천항 꽃게, 제주산 갈치.
산지에서 수확하거나 잡은 후 바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들. 오른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강동구 농장에서 딴 쌈채소, 완도산 전복, 경기 용인시와 강원 홍천군에서 직송한 새벽란과 충북 괴산군 옥수수, 경남 통영시 장어, 서해 대천항 꽃게, 제주산 갈치.
“탄력 넘치는 생선살, 줄기가 곧고 잎사귀 결이 살아 있는 쌈채소…. 신선한 재료를 보고 있으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요. 마음도 신선해지는 느낌이죠. 자신감도 생기고요. 이 요리를 맛볼 사람한테도 좀 더 당당해진다고 해야 할까요.(최상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 뷔페레스토랑 주방장)

최상철 주방장의 말을 들어보니, ‘재료는 요리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맞이하면 마음이 신선해진다. 게다가 자신감까지 생긴다니…. ‘너를 위한 요리’는 손이 아닌 가슴으로 한다. 이 말을 부인할 수 없다면 신선한 재료는 요리의 심장과도 같을 터. 실제로 산지에서 잡은 생선, 갓 수확한 채소를 만지는 최 주방장의 눈은 빛났다. 날카로웠다.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설렘과 진지함이 교차하는 듯했다. 손길은 섬세했다. 그러면서도 빨랐다.

전 국민이 요리하는 시대다. 주요 신문들 지면에는 맛깔나는 요리 에세이가 자리 잡았다. 방송 프로그램에는 요리하는 남자들이 넘쳐난다. 셰프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좋은 요리’에 대한 갈망이 커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상식적으로 당연한 말이다. 좋은 재료가 좋은 마음까지 이어진다니 더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Q는 좋은 재료로 좋은 밥상을 차려봤다. 좋은 재료의 조건은 간단하다. ‘산지에서 갓 수확한 제철 재료들’이다. 신세계백화점이 ‘당일 수확 당일 판매’ 원칙을 내건 제주산 갈치, 서해 대천항에서 잡은 꽃게, 서울 강동구 농장에서 아침에 딴 채소 그리고 경기 용인시와 강원 홍천군에서 닭이 새벽에 낳은 달걀로 요리를 했다. 여기에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전남 완도군에서 당일 공수하는 전복과 경남 통영시에서 잡아 올린 장어로 한 상을 차렸다. 군침마저 신선한 밥상이다.

아침에 갓 따온 채소를 손질하고 있는 최상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 뷔페레스토랑 주방장. 최상철 주방장은 “신선한 재료를 대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아침에 갓 따온 채소를 손질하고 있는 최상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 뷔페레스토랑 주방장. 최상철 주방장은 “신선한 재료를 대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탄력이 살아있는 산지 직송 생선

신세계백화점과 SSG푸드마켓에서 판매 중인 제철 재료들은 ‘원데이 푸드’로 불린다. 산지에서 잡은 생선과 수확한 농산물 등을 즉시 매장으로 배달해 소비자들이 같은 날 구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보관 기간이 짧아 재료 고유의 맛을 지킬 수 있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리지 않고 원물 그대로 냉장트럭을 이용해 옮긴다. 비행기로 운송을 하기도 한다. 높은 운송비용으로 상품의 가격이 비쌀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 상품과 비슷하거나 더 싸다는 게 신세계의 설명이다. 산지와 직거래를 하면서 중간 유통 비용을 줄인 덕분이다. 또한 당일 판매하다 보니 추가적인 보관비용이 들지 않는다. 올해 1∼5월 신세계의 원데이 푸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15% 증가할 정도로 인기다.

갈치는 제주도의 한림, 모슬포 청정 바다에서 잡아 항공으로 직송한다. 이 갈치는 그물이 아닌 낚싯바늘을 이용해 한 마리씩 잡는다. 그물 어획 방식은 갈치 몸이 상하기 쉽지만 낚시로 잡으면 그럴 위험이 줄어든다. 갈치 고유의 은빛 비늘을 살릴 수 있다. 꽃게는 서해 보령수협과 계약을 맺고 대천항으로 들어오는 꽃게들을 매장으로 직송한다.

통영에서 올라오는 장어와 완도산 전복도 ‘원데이 푸드’로서의 가치가 높다. 장어는 잡은 지 오래될수록 살의 탄력이 떨어진다. 맛도 푸석푸석하다. 전복은 따낸 뒤 빨리 먹을수록 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신선한 음식들을 보면 군침마저 신선한 느낌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채소 샐러드, 전복구이, 옥수수 샐러드, 계란 후라이와 계란찜, 장어덮밥, 꽃게찜, 갈치구이. 재료는 신세계백화점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제공했고 요리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 뷔페레스토랑 주방장들이 담당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신선한 음식들을 보면 군침마저 신선한 느낌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채소 샐러드, 전복구이, 옥수수 샐러드, 계란 후라이와 계란찜, 장어덮밥, 꽃게찜, 갈치구이. 재료는 신세계백화점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제공했고 요리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 뷔페레스토랑 주방장들이 담당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아삭한 식감으로 유혹하는 아침 채소

청치커리 적치커리 적상추 등 쌈채소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강동도시농부’라는 농장에서 가져온다. 친환경 채소를 당일 새벽에 수확해서 매장으로 보낸다. 채소는 일반인들도 쉽게 신선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갓 딴 채소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신세계가 2013년 수확 후 당일 판매하는 채소는 5종이었는데 현재는 10여 종으로 늘어났다. 닭이 새벽에 낳아, 새벽란으로 불리는 달걀도 큰 인기다. 신세계 본점·강남점·경기점 등에서 판매하는데 오후에 가면 구매하기 힘들 정도다.

신선한 재료를 구했다면 요리도 가급적 빨리 하는 게 좋다. 보관을 해야 한다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야채의 경우 천 소재의 키친타월로 덮어서 물기를 빼주면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케일처럼 거친 줄기와 잎 그리고 식감도 거친 야채는 오이 계열의 드레싱과 궁합이 잘 맞는다. 양상추처럼 부드러운 야채는 마요네즈를 활용한 드레싱과 잘 어울린다. 최상철 주방장은 “보통 그 반대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렇게 하는 것이 야채 고유의 식감을 즐기는 데 좋다”고 말했다.

장어 등 생선을 보관할 때는 내장을 빼야 한다. 내장을 놔두면 안에서 섞기 때문에 맛을 버리게 된다. 표면의 비닐도 제거하고 보관하는 게 좋다. 전복도 사오자마자 살 주변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보관해야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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