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이전후 빛가람市 달라졌어요”… 천년고도 나주가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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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29일 전남 나주 한전사옥 2층 비전홀에서 한전KDN, 광주시,전남도청,나주시 등 지자체 등과 함께 에너지밸리 입주 희망기업 21개사와 기업투자 협약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서 임수경 한전KDN사장, 조환익 한전사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강인규 나주시장과 21개 기업 대표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한국전력은 29일 전남 나주 한전사옥 2층 비전홀에서 한전KDN, 광주시,전남도청,나주시 등 지자체 등과 함께 에너지밸리 입주 희망기업 21개사와 기업투자 협약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서 임수경 한전KDN사장, 조환익 한전사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강인규 나주시장과 21개 기업 대표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인접한 대도시 광주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던 천년 고도(古都) 나주가 최근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시내 유명 음식점은 식사 시간에 빈 좌석을 찾기 힘들고 땅값도 치솟고 있다. 나주에 있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시 덕분이다. 733만 m² 규모의 빛가람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 등 16개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광덕 나주사랑시민회 사무국장(49)은 “한전이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에너지밸리에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고 했다. 나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지금의 광역자치단체 격인 목(牧)이었다. 전라(全羅)도는 당시 같은 목이었던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

○ 지역과 공기업 간 상생에너지 충만

올 10월 광주 광산구에 사는 치매 노인들은 한전이 제공하는 시계형 팔찌를 찬다. 팔찌는 치매 노인들이 집에서 100∼200m를 벗어나면 자녀들의 휴대전화로 위치를 알려준다. 홀몸 노인들도 시계형 팔찌를 제공받는다. 이 팔찌는 홀몸노인 주택에서 사용하는 전기량이 갑자기 줄면 구청 사회복지사의 휴대전화로 통보된다.

치매·홀몸노인들을 위한 혁신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에는 한전의 핵심 기술이 숨어있다. 한전은 컴퓨터로 전국 가정집 200만 가구의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원격검침기반(AMI)이 있다. 이 원격검침기반 자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전기요금을 예측하고 정전사고,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는 등 최첨단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광산구에 있는 가정집 1만2000가구도 원격 검침을 할 수 있다. 팔찌와 원격 검침 전봇대에 위치센서를 설치해 치매 노인 위치나 홀몸노인의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광주시와 한전은 협약을 통해 내년에 광산구 치매·홀몸노인 1000명에게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혜미 광주시 전략산업과 ICT융합담당(30·여)은 “한전과 함께 올 10월 광산구 치매·홀몸노인 100여 명에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며 “치매 노인 실종 예방과 홀몸노인 고독사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집이 있는 한전 직원들은 최근 주말에 상경하는 것을 자제했다. 5명씩 팀을 이뤄 지역문화 탐방과 재래시장 방문을 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조환익 사장은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전이 앞장서서 이웃 사랑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빛가람 에너지밸리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이전한 한전 본사 사옥.
빛가람 에너지밸리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이전한 한전 본사 사옥.
○ 세계를 밝힐 에너지밸리

지난달 29일 한전 사옥에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 기업투자 금융지원 협약식이 열렸다. 한전을 비롯해 광주와 전남으로 이전하는 기업 21곳이 참여했다. 한전 김선관 에너지밸리추진팀장(53)은 “올 상반기 기업 32곳이 광주 전남 이전 협약을 맺었다”며 “올해 목표인 기업 50개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에너지밸리는 빛가람시를 비롯해 광주 전남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전자 컴퓨터), 일본의 도요타 시(자동차) 등과 같이 에너지에 특화된 세계적인 기업 도시로 만든다는 한전의 야심 찬 프로젝트다.

한전은 에너지밸리에 연구소와 기업을 유치해 산학연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까지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지역 핵심 인재 1000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중소기업 육성자금 2000억 원과 매년 인재양성 자금 1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에너지밸리는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이전한 154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상생 발전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빛가람시로 본사를 이전한 뒤 지역상생 발전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김철환 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기획총괄과장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한전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한전이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나주시#빛가람 에너지밸리#한전#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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