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창업 꿈꾸는 이들에게… 청년 사장 3人의 3大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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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이디어-패기가 최고 무기… 무일푼 창업 도전하라
② 식당 분위기 팔아라
③ 상생 목표 가져라

외식 창업으로 성공한 청년 사장 3명이 자신들의 점포가 입점한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고메이494 식품관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장진우식당’의 장진우 씨, 태국 음식점 ‘까올리포차나’의 민필기 씨, 착즙주스 브랜드 ‘머시주스’의 문정한 씨.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평균 연령 30.6세.

서양 가정식을 파는 ‘장진우식당’의 장진우 씨(29)와 태국 음식점 ‘까올리포차나’의 민필기 씨(30), 착즙주스 브랜드인 ‘머시주스’의 문정한 씨(33)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서울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이태원과 강남에서 소위 말해 ‘먹는 장사’로 성공한 청년 사장이라는 점. 둘째, 식당을 창업했지만 먹는 것과 관련 없는 이력을 가진 것도 비슷하다. 장 씨는 음대(국악과), 민 씨는 미대(섬유미술과), 문 씨는 의대 입학 후 전공을 바꿔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셋째, 이들은 식당으로 돈 버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과 사회의 상생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었다. 세 사람으로부터 외식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 무일푼이 창업의 가장 큰 무기


세 사람 모두 창업 밑천이 두둑했던 건 아니었다. 문 씨는 대학 졸업 후 의류사업을 시작하려다 선배로부터 1억 원을 사기 당했다. 다음번 그가 사업자금을 마련한 방법은 조금 달랐다.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출전해 펀딩을 받은 것이다. 그는 “사업하는 데 반드시 나의 자본이 필요한 것은 아니더라”며 “아이디어와 패기만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고 조언했다.

장 씨도 5년 전 경리단길 뒷골목에 보증금 500만 원과 월세 35만 원을 주고 ‘장진우식당’을 차렸다. 그는 “돈이 없는 게 창업의 가장 큰 밑천”이라고 조언했다. 대출금을 갚다 보면 이자 계산이 빠삭해지고 자연스레 경제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홍대 근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번 돈을 모아 창업 자금을 마련한 민 씨도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 음식만이 아니라 식당 분위기를 팔아라

서양 가정식을 판매하는 ‘장진우식당’에는 정해진 메뉴가 없다.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그날그날 다른 음식을 판매한다. 사전 예약도 필수다. 이곳 손님들은 갈 때마다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싸고 맛있는 음식은 유명한 식당들의 성공 비결이다. 하지만 음식 재료와 맛에만 집중해서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장 씨는 ”외식 업체가 잘 안 되는 고질적인 문제는 대박 아이템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수익을 따질 때 음식에 들어가는 비용만 생각하기보다 주인의 철학을 담아 매장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 투자하라”고 말했다. 민 씨가 ‘까올리포차나’를 만들었을 때도 가장 공을 들인 건 태국 방콕의 거리인 카오산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였다. ‘�양꿍에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서민 태국 음식점을 표방했고 이런 철학을 음식과 음식을 담는 그릇, 매장 인테리어에 반영했다.

○ 개인과 사업, 사회가 상생할 목표를 가져라

조금 생뚱맞지만 장 씨의 꿈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전국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지방 상권 부활을 위해 변호사와 세무사 등을 ‘모셔와’ 대학 졸업생과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장진우 창업스쿨’(하루 4시간씩 16회, 200만 원)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도 교육이 중요하다’는 모토 아래 창업에 필요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이곳의 일부 졸업생들은 최근 충남 아산에 ‘농부바베큐’라는 식당을 열었다.

문 씨의 목표도 가게 직원들이 저마다 자기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창업을 돕는 것. 1년간 회사에 근무하면 회사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할 수 있는 ‘소셜프랜차이징’ 사업 모델은 올 10월에 첫 열매를 맺게 된다.

물론 사회 발전만큼 개인의 행복도 중요한 법. 민 씨는 “아시아 각국의 요리를 다루는 음식점을 성공시킨 후 결혼하면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외식창업#청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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