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퇴 대신 對정부 전면전… 비주류 “文체제로 총선 못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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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내홍 휩싸인 새정치聯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30일 ‘사퇴’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재·보선 패배와 관련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불법 정치자금 관련 부패를 덮으려 한다면 더 강력하고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보선 패배의 후폭풍이 내홍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 문 대표의 ‘마이 웨이’

문 대표는 이날 핵심 측근인 노영민 의원과 발표 문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당 쇄신 방안과 야권 지형 재편 전망을 주로 논의했다고 한다. ‘대표직 사퇴’는 아예 논의 대상에 없었다고 한다.

노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문 대표는 애초부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사퇴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친문(친문재인) 그룹도 문 대표에게 사퇴 의견을 제시한 의원은 없었다고 한다. 당내에선 치열한 접전 끝에 당권을 얻었는데 4곳에서 치러진 재·보선 결과에 2년 임기의 당 대표직을 걸 수 없다는 현실적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비노(비노무현) 의원은 삼삼오오 모여 “문 대표 체제로 총선까지 갈 수는 없지 않으냐”는 우려를 쏟아냈다고 한다.

○ 의원총회, 선거 패배 놓고 ‘격론’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박주선 의원은 문 대표를 향해 “선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유대운 의원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할 시점이 아니다. 모든 것을 내 탓이라고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문 대표를 두둔했다. 신기남 의원은 “차분히 길게 이 상황을 반성하고 대안을 내세우자”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사퇴해서 또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아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서을을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내준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개호 의원은 “후보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이켜보고 호남을 이끌어갈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은 “호남의 민심 이반을 극복할 대안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목희 의원은 “후보 공천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비노 진영의 한 축인 김한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선거처럼 또 패할까 봐) 다들 걱정이 많다. 나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우리의 잘못”이라면서도 “국민의 뜻이 무섭다는 걸 알았다고 하면 더 철저히 반성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이날 문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지 말고 합의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에게 ‘후보들을 만나 합의 추대를 설득하는 정치력을 발휘해보라’고 제안했다”며 “문 대표는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제안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비노 후보가 원내대표로 추대되도록 친노 진영을 설득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당내 중진과 측근 의원들에게 원내대표 합의 추대 방식을 도입할지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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