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로 통하는 남-북-중-러… 세계의 새로운 성장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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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교통-에너지 콘퍼런스]
남북러 협력 4월 다섯째주 평양서 논의

《 유라시아 철도 연계망 구축을 비롯한 한국-북한-러시아 간 ‘삼각 협력사업’ 방안이 다음 주 평양에서 전격적으로 논의된다.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새누리당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5 유라시아 교통·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 정부와 논의 중인 삼각협력 방안을 27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러 정부 간 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라며 “3개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러 극동개발부 장관 “남-북-러 협력 강화”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동아일보와 
채널A, 새누리당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5 유라시아 교통·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러 극동개발부 장관 “남-북-러 협력 강화”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동아일보와 채널A, 새누리당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5 유라시아 교통·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시베리아 철도망 구축과 개보수 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동아일보와 채널A, 새누리당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5 유라시아 교통·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개발 계획) 및 러시아의 극동 개발과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나왔다.

이날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장)은 “중국이 동북 3성, 러시아가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 나서면서 한반도가 명실상부한 대륙과 해양의 요충지가 됐다”며 “유라시아로 진출하면 한반도 르네상스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 전문가와 일반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 “부산∼상트페테르부르크, 열차로 8일이면 간다”

발표자들은 유라시아 철도 연계와 현지 에너지 개발을 통해 관련 국가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상운송보다 경쟁력이 높은 철도운송을 활성화하고 시베리아 일대 부존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 확대의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을 통해 새로운 운송로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물류·에너지 네트워크를 강화할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면 유라시아는 세계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금은 나진-하산 철도가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54km에 불과하지만 향후 한반도를 관통할 철로 개설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인수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장은 “열차 성능을 개선하고 통관을 간소화하면 부산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8일이면 갈 수 있다”며 “철도운송은 해상에 비해 수송 시간을 40% 이상 단축하고 운임은 23%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은 물류 경쟁력 향상은 물론이고 한국이 ‘육지의 섬’에서 대륙을 연결하는 ‘랜드 브리지(land bridge)’로 거듭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구미·유라시아실장은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동부 지역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러시아의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며 “남-북-러 3국 간 가스관 구축 및 전력망 연계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세계 10대 광물자원 보유국인 몽골의 자원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경우 자원 운송을 위한 철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 “다음 주 평양서 남-북-러 삼각협력 논의”


푸틴 정부의 극동지역 개발의 총책임자인 갈루시카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 나서 “극동 개발은 러시아 정부의 21세기 최우선 과제”라고 소개하며 한국이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적극 호응했다. 특히 그는 “이달 27일 평양에서 북한과 남-북-러 삼각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면서 “러시아 기업들이 북한과 에너지 연결망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시베리아 철도망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리스 라피두스 러시아 철도연구원장은 2030년까지 동러시아 지역에 7000km의 초고속 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횡단벨트는 시베리아 등에서 다양한 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실어 나를 인프라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철도 연결에서 한국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원화(吳文化) 중국 종합운수연구소 부소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상호 연관성을 조명했다. 그는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위한 협력 과제도 논의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철민 외교부 유럽국장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양자 정상회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진승호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은 “중국과 러시아 몽골은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에너지 산업이 발달한 만큼 상호 보완적 요소가 많다”며 “유라시아 국가들과 자원 개발 및 운송 협력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콘퍼러스에 참석한 주요 인사

심재철 새누리당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권성동 김영우 김종태 박대동 박맹우 송영근 이이재 이자스민 이헌승 하태경 의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조태용 외교부 1차관, 최진욱 통일연구원장,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장관,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셰레이킨 막심 레오니도비치 러시아 극동개발차관, 보리스 라피두스 러시아 철도연구원장, 우원화(吳文化) 중국 종합운수연구소 부소장, 정인수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 김정기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오병산 두산건설 부사장, 이현주 LH 이사

이상훈 january@donga.com·박민우 기자
#철도#성장엔진#유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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