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금융 차기 회장 선임때 現회장 우선권 도입 여부 차기 사외이사 결정에 맡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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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주총서 새 이사진 구성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을 선임할 때 현직 회장에게 우선권을 주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도입 여부를 차기 사외이사진의 결정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KB금융은 현 사외이사진이 물러나기 전에 제도 도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은 다음 달까지 이어지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결정권을 차기 사외이사들에게 위임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며 9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KB금융은 당초 지난달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사외이사진과 KB금융지주 회장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금융이 마련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임기가 끝나는 현직 회장이 연임을 원할 경우 실적, 조직운용 능력 등이 우수하면 우선적으로 연임을 고려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진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윤종규 회장부터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윤 회장은 “내가 연임 욕심을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다음번 회장부터 적용하자”는 의견을 고수해 결정이 유보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금융당국이 윤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 사외이사들과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차기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하기로 한 것이다.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최운열 서강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등 사외이사 후보 7명은 27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KB사태를 거치며 금융당국과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마찰을 빚었던 만큼 현 사외이사들이 아무리 좋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당국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KB금융도 여기에 부담을 느껴 새로운 사외이사진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새 사외이사진과 차기 회장을 뽑을 때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안과 현직 회장과 KB금융 내외부의 후보들을 함께 경쟁시키는 두 가지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캐피탈 사장 박지우씨 내정 ▼

한편 KB금융은 5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KB캐피탈 사장에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내정해 ‘서금회’(서강금융인회) 논란이 일고 있다.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박 내정자는 서금회 회장을 맡았던 서금회 핵심 인물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지난해 KB금융 내홍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 사퇴했다가 두 달 만에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한 것은 서금회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충현 balgun@donga.com·장윤정 기자
#KB금융#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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